IS에 골치 앓는 이집트-시리아 새 밀월 관계 형성하나
"조심스럽게 관계 회복 시도 중"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에 골치를 앓고 있는 이집트와 시리아가 새로운 밀월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IS의 세력 확장과 테러 등의 문제에 직면한 두 국가는 이슬람주의자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적으로 간주하는 공통점도 있다.
31일 영국에서 발행되는 아랍어 일간 '알쿠드스 알아라비' 등에 따르면 최근 이집트와 시리아 양국의 화해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집트의 한 외교 소식통은 "이집트와 시리아의 안보 관계가 단절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매체는 이러한 소식을 전하며 이집트가 IS에 맞서 싸우는 시리아와 관계 회복을 조심스럽게 시도 중이라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또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으로서는 국내 IS를 포함한 수니파 과격 무장단체의 부흥,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 대한 적대감 등으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게 동정심을 느낄지 모른다고 전했다.
엘시시 대통령은 지난주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하고 나서 "다른 지역 국가와 경제,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는 이집트와 시리아 양국 관계 개선의 신호탄으로도 해석된다. 최근 미국과 관계가 소원해진 이집트가 러시아의 강력한 우방인 시리아를 염두에 둔 발언이기 때문이다.
알아사드 대통령 역시 이집트와의 관계 개선을 희망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는 지난주 알마나르TV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우선적으로 원하는 것은 이집트가 시리아를 겨냥한 발사대가 돼서는 안 된다는 점"이라며 "이집트가 다른 아랍 국가들을 돕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니파 국가인 이집트는 시리아가 시아파 정권인 만큼 관계 회복 과정에서 균형적인 입장을 취해야 할 처지이다. 시리아가 시아파 맹주인 이란으로부터 재정, 군사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엘시시 대통령은 지난해 집권하고 나서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걸프 국가로부터 수십억달러 상당을 지원받았다. 사우디는 이란 핵협상 타결 이후 중동에서 이란의 영향력이 커질 것을 내심 우려하고 있다.
이집트는 2013년 '아랍의 봄' 민주화 시위가 중동 국가에 만연할 당시 사우디와 함께 시리아 반정부군을 지지하고 알아사드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시리아와의 관계가 악화했다.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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