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다에 대한 5가지 오해는..알고보면 맹수
"판다는 성욕 없다? 동물원에서 제대로 배우지 못했을뿐"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최근 미국 워싱턴DC의 스미스소니언 국립동물원에서 자이언트판다 쌍둥이가 태어나면서 판다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 같은 판다의 인기는 귀엽고 온순한 이미지와 희소성 덕분이지만, 상당수 이미지는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28일(현지시간) 스미스소니언 국립동물원의 '판다 사나이'로 알려진 빌 맥시어 연구원의 기고문을 통해 판다에 대한 5가지 오해를 정리했다.
먼저 판다가 껴안아주고 싶은 사랑스러운 동물이라는 관념 자체가 잘못됐다고 맥시어는 전했다.
그는 "판다 새끼를 껴안고 활짝 웃는 사람들의 사진 때문에 '판다는 완벽한 애완동물'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면서 "그러나 판다는 어디까지나 곰이고 맹수로 태어난 동물"이라고 단언했다.
지난 2007년에는 최초로 자연에 돌려보낸 동물원 출신 판다가 다른 수컷의 공격으로 사망했고, 1984년 스미스소니언 국립동물원의 판다 링링이 사육사를 문 일도 있었다.
두 번째 오해는 판다의 생식능력이 부족해 멸종 위험에 처했다는 가설이다.
실제로 이 동물원의 판다 커플인 싱싱과 링링은 20년간 단 5마리의 새끼만 낳아 이 가운데 단 한 마리도 생존하지 못한 사례가 있다.
이를 두고 IT(정보기술) 전문매체 기즈모도의 편집자 브라이언 배럿은 "판다는 성욕이 없고 종족 보전에 관심이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사례는 동물원에서 태어난 판다가 암컷과 수컷이 한 마리씩 따로 지내다보니 번식에 대해 제대로 배울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맥시어는 설명했다.
야생 판다의 경우 수컷들이 산꼭대기에 모여 있으면 발정난 암컷들이 찾아와 집중적으로 짝짓기를 하는데 동물원에서는 이런 행태를 따라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세 번째로는 인간의 손에 사육되는 판다가 드물다는 편견이 꼽혔다. 중국 외에 다른 나라에서 단 50마리의 자이언트판다가 있다는 사실에 근거한 주장이지만, 중국에서만 345마리의 판다가 사육 중이라는 점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
또 판다가 일반적인 곰과 다르다는 생각도 과학적 진실과는 거리가 있다.
과거 과학자들은 골격, 행동, 생식기에 따라 판다를 때로는 곰과 또는 아메리카너구리과 또는 판다과로 간주했으나 1980년대 들어 유전자 분석을 통해 자이언트판다는 곰과로, 레서판다는 아메리카너구리과로 각각 나누게 됐다.
마지막으로 판다가 게으르다는 이미지 역시 동물원 풍경에서 나온 잘못된 인식이다.
판다는 움직임이 느린 대신 먹을거리를 찾고 식사를 하는 데 하루 19시간을 투자할 정도로 끈기가 있는 동물로 다른 곰과 달리 겨울잠을 않는다.
맥시어는 "자이언트판다는 결코 느리지 않다. 다만 편안해보일 뿐"이라고 말했다.
firstcir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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