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강팀'이라 부를 수 있을까, 5위 전쟁에서 드러난 뚜렷한 약점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2015. 8. 3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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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SK 김용희 감독, 한화 김성근 감독, KIA 김기태 감독.

한 야구 관계자는 “이 상태라면 ‘5강’팀이라고 부를 수 있겠나 싶다. 상위 4팀은 강팀이라고 부를 만하지만 5위 이하 팀들은 ‘강팀’이라고 부르기 어려울 정도로 약점들이 많다”고 말했다.

5위 자리를 둘러 싼 팀들의 순위 싸움은 숨막힐 정도로 치열하지만 승리보다 패전의 숫자가 더 많다. 어느 새 4위 넥센과 5위 한화와의 승차는 6.5경기 차이로 벌어졌다. 5위 전쟁을 벌이고 있는 한화-KIA-SK-롯데는 모두 약점이 뚜렷한 상태로 경기를 치르고 있다. 상위 팀과의 승부가 어렵다. 주말 2연전에서 이들 4팀은 모조리 연패를 당했다.

5위 한화의 약점은 선발진이다. 이효봉 SKY스포츠 해설위원은 “전반기와 달리 뒷문이 약해 보이지만, 이는 선발 불안 때문이다. 시즌 내내 선발이 불안하다보니 불펜진에 과부하가 걸렸다”고 말했다. 설상가상 에스밀 로저스마저 휴식을 위해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바람에 안정감있는 선발진이 더욱 줄어들었다.

마운드가 불안하면서 선수단 전체가 경기 후반 운영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 위원은 “선수들 스스로가 경기 후반 위축된 모습이 보인다”고 말했다.

6위 KIA는 타선이 가장 큰 약점이다. KIA의 팀 타율 0.252는 리그 최하위다. 8월 들어 하위 타선의 부진이 더욱 심해졌다. 6번 이후 타선의 타율이 2할3리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 주 1승5패를 거두는 동안 하위 타선의 타율은 0.113에 그쳤다. 좀처럼 터지지 않는 타선 때문에 잘 버티던 마운드의 피로도 또한 높아졌다.

김주찬의 복귀는 타선에 힘을 실어줄 수 있지만 하위 타선의 부진까지 단숨에 해결해 줄 수는 없다.

7위 SK는 꾸준함이 부족하다. 이 위원은 “투수건 타자건 이름값으로 보면 7위에 머무를 팀이 아니다. 투타밸런스가 맞으면 연승의 힘이 있는 팀이지만 계속해서 엇박자가 나고 있다”고 말했다. SK는 지난 주 마운드가 4.08로 버텨줬지만 타선이 0.235로 주춤했다. 투타밸런스가 좀처럼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 에이스 김광현이 연승 흐름을 이어주지 못했다는 점도 아쉽다.

8위 롯데는 불펜이 가장 큰 약점으로 평가받는다. 린드블럼-레일리의 외국인 투수가 빼어나지만 나머지에서 빈틈이 크다. 올시즌 롯데의 구원 방어율은 5.77로 리그 최하위다. 타선은 25홈런 이상 타자 4명(황재균 24개) 보유를 눈앞에 두고 있을 정도로 강하지만, 타선의 득점을 불펜이 지켜내지 못하면서 5위권이 멀어지고 있다. 5위와의 승차는 3경기가 됐다.

5위 다툼 4팀이 갖고 있는 약점이 단숨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어떻게든 약점이 발목을 잡는 일을 줄여야 한다. 이 위원은 “쉽게 메울 수 있는 약점들이 아니다. 어쩔 수 없이 남은 시즌은 분위기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며 “남은 기간 팀 분위기를 어떻게 끌어올리느냐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대표적인 방법은 ‘미친 선수’의 등장이다. 흔들리는 한화가 5위에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역시 로저스의 호투 덕분이었다. KIA 역시 어린 선수들의 눈길을 모으는 활약이 힘이 됐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감독의 역할이다. 이 위원은 “팀의 약점은 선수들이 가장 잘 알고 있고, 그래서 불안해지는 구석이 있다”고 말했다. 흔들리는 팀의 중심을 잡는 것은 감독의 몫이다. 5위 싸움은 감독의 역량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무대가 될 지도 모른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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