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머와진실] 재계, 청년 일자리 방안 '뻥튀기' 논란

신욱 기자 2015. 8. 3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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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진의 백브리핑 시시각각

<앵커>
최근 봇물처럼 터져 나오는게 대기업들의 청년 일자리 대책입니다.

몇년까지 청년 수십만명 일자리를 만든다는 게 핵심인데, 기업들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해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들 일자리를 해결하겠다는 취지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보다 크게 과장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답니다.

<루머와진실> 시작합니다.

신욱 기자, 먼저 최근 대기업들이 내놓은 청년 일자리 창출 방안들부터 살펴보죠.

<기자>
재계 순위 1위~3위 기업들만 살펴보겠습니다.

삼성그룹은 지난 17일 3만명에게 일자리와 교육기회 제공한다는 내용의 '청년 일자리 종합대책'을 대대적으로 발표했습니다.

앞서 SK그룹도 최태원 회장 광복70주년 특별 사면을 앞둔 지난 5일 청년 일자리 창출 2개년 프로젝트를 전격시행한다고 발표했습니다.

2년 동안 인턴 4000명을 뽑고, 2만명에게 창업교육을 지원한다는 내용입니다

SK그룹은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이 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본연의 역할이라고 배경을 선전했습니다.

또 현대자동차 그룹도 지난 27일 3년간 3만6000명 등 2020년까지 6만명을 채용하고, 1만2000명의 취업과 창업을 지원한다며 '청년 채용과 취업 지원 방안'을 떠들썩하게 내놨습니다.

<앵커>
그런데 신기자, 내용만 살펴보면 별 문제가 없어보이는데요.

뭐, 어떤 내용이 과장됐다는 겁니까?

<기자>
대기업들이 이처럼 대대적으로 청년 일자리 창출에 나선 것으로 보이지만 고용이 보장 안 되는 인턴이 상당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 오해의 소지가 크다는 점입니다.

삼성그룹은 밖으로는 3만명에게 고용기회를 제공하는 것처럼 비춰졌지만 실제 신규 투자를 통한 신규 일자리 창출은 앞으로 2년 동안 1만명입니다.

또 대학 특성화 학과와 마이스터고 등 이른바 '사회 맞춤형 학과'를 확대해 1600명에게 취업 기회를 제공하고, 보험설계사 등 금융영업 분야 일자리 2천개를 창출한다는 계획입니다.

나머지는 실질적으로 고용과는 거리가 먼 내용인데요.

<앵커>
실질적 고용과 거리가 멀다?

뭐, 어떻다는 겁니까?

<기자>
이런 채용 외에 향후 2년동안 최대 6개월 기간을 보장하는 인턴 5천명을 선발하고, 창업교육 1만1400명 등 절반 이상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SK그룹의 경우도 2년동안 4000명에게 최대 6개월 정도 150만원의 급여를 지급하는 인턴 프로그램으로 고용이 보장되는 채용이 아닙니다.

나머지 2만명은 그나마도 창업지원이지 고용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앵커>
그럼 말이죠, 신 기자.

가장 최근에 발표한 게 현대차 그룹이었는데, 현대차 그룹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기자>
특히 현대차그룹의 발표 내용은 실제 고용 형태와 인턴이 혼재돼 있어 더욱 모호합니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연간 1만2000명씩 2020년까지 6만명을 채용한다며 올해 채용 9500명보다 25%, 2500명 늘었다고 밝혔는데요.

인턴과 혼재돼 있어 구체적 고용형태가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일단 이 중 적어도 1700명은 인턴으로 확인됐습니다.

채용과 별도로 1만2000명 취업과 창업을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인턴 4500명과 창업지원 5400명, 사회맞춤형 학과 운영 2000명 등을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현대차 그룹도 상당수가 앞선 다른 기업들처럼 양질의 일자리와는 거리가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기자>
양질의 일자리와 거리가 멀다? 그것 참.

그래도 말입니다.

기업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청년실업 해소에 동참하려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볼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어떻습니까?

<기자>
이런 청년 인턴을 통한 일자리 창출 계획은 이전 정부에서도 반복돼 왔습니다.

지난 2009년과 2010년에는 청년실업률이 6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었는데요.

당시 MB 정부는 공공기관과 재계에 청년 인턴 확대를 적극적으로 주문했습니다.

이에 일환으로 삼성그룹은 지난 2009년 3월 청년 인턴 2000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 공공기관들도 앞다퉈 청년 인턴 확대 시행에 나섰습니다.

<앵커>
인턴이 대거 포함된 청년고용은 이미 여러번 나왔던 안이다?

그래도요, 안 하는 것보다는 나을 거 같다는 생각도 들긴 들거든요?

인턴이 대거포함된 형태의 채용이 뭐가 문제라는 겁니까?

<기자>
당시 청년 인턴 대폭 확대는 청년층의 고용의 질 저하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인턴을 늘리면 통계적으로는 청년실업률이 일시적으로 하락하는 착시현상이 나타납니다.

현재 재계에서 공통적으로 일자리 창출 노력 시한을 2018년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현정부 임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중론입니다.

마치 신규로 청년 일자리가 많이 늘어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이 기간동안 청년층은 저하된 고용의 질을 감내해야 하는 겁니다.

따라서 일자리 형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지 않는 것은 가뜩이나 취업난 때문에 고달픈 청년층을 우롱하는 처사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결국 청년채용이 이뤄졌지만, 2018년까지만 일할 기회를 주는 거다, 뭐 이렇게 받아들여도 되겠군요.

참 이런 상황을 두고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신욱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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