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경찰 "방콕 도심 테러범, 추가공격 모의 가능성"
(방콕=연합뉴스) 현경숙 특파원 = 태국 방콕 시내에서 발생한 폭탄테러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범인들이 추가 테러 공격을 모의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31일 태국 언론에 따르면 경찰 대변인 쁘라윗 타원시리 경찰중장은 에라완 사원 폭탄 테러와 관련해 체포된 외국인 용의자의 주택에서 발견된 다량의 폭탄 재료들을 감안할 때 범인들이 추가 공격을 준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29일 에라완 사원 테러 용의자로 외국인 1명을 체포해 조사하면서 그가 거주했던 아파트를 수색, 다량의 폭탄 제조 기구 및 재료를 발견했다.
경찰은 이 용의자가 에라완 사원에 직접 폭탄을 설치해 터뜨리지는 않았더라도, 이 테러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용의자의 주택에서 발견된 폭탄 제조용 물품에는 에라완 사원과 사톤 다리 밑에서 폭발한 폭탄 제조에 쓰인 지름 0.5㎜ 짜리 볼베어링들도 포함돼 있었다.
방콕 시내 유명 관광지인 에라완 힌두 사원에서는 지난 17일 폭탄이 폭발해 내외국인 20명이 숨지고 130여 명이 다쳤다.
또 이 사건 다음날인 18일 방콕 시내 사톤 다리에서 짜오프라야 강가 선착장을 향해 폭탄이 던져졌으나 이 폭탄이 선착장 옆 강물 속으로 떨어져 인명 및 재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용의자는 에라완 사원 테러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그의 주택에서 발견된 여권들은 모두 위조된 것들이어서 경찰은 아직 그의 신원과 국적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이 용의자는 한때 터키 출신으로 알려졌으나 태국주재 터키대사관은 조사 결과 그가 자국 출신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용의자가 거주하던 주택에서 200여 개의 위조 여권이 발견됐으며, 일부 국가 정부가 그의 신원 확인을 위해 협력했으나 아직 그의 신원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용의자 외에도 외국인 8명 가량과 태국인 몇 명이 이번 사건과 관련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들 중 3명에 대해 체포 영장을 신청하고, 용의자들의 거주지 한 곳을 추가 압수 수색을 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에라완 사원 폭탄 테러의 동기는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으며, 경찰은 범행 동기와 관련해 현재로서는 어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체포된 용의자 집에서 다량의 위조 여권이 발견된 점으로 미루어, 이번 사건이 외국인 인신매매 및 여권위조 조직 단속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자행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수사하고 있다.
k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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