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이 증명하는 '이승엽이 치면 이긴다'

정철우 2015. 8. 31.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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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이 8월30일 대구 LG전서 3회 스리런포를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이)승엽이가 쳐 주면 쉽게 갑니다. 그래서 승엽이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매우 큽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이 자주 하는 말이다. 좀처럼 선수 빠진 부분에 대해선 아쉬움을 이야기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경쟁을 통해 누군가 그 자리를 메워 줄 선수가 나와줄 수 있다는 희망을 먼저 말하곤 한다. 하지만 이승엽에 대해선 다르다. 그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지게 되자 “빈 자리가 크게 느껴진다”며 아쉬움을 털어놓은 바 있다.

그렇다면 정말 이승엽이 잘 쳐야 삼성도 이길 확률이 높아지는 것일까. 8월의 정답은 “그렇다”를 향해 있었다.

삼성은 8월 한 달간, 이승엽이 잘 친 날과 그렇지 못한 날의 차이가 매우 컸다. 모든 것이 그에게 달려 있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구심점이 되어주는 선수가 있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의 차이가 컸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표 참조>

자료제공=베이스볼S
이승엽은 8월 한달 간 4할8푼5리의 고타율을 기록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열흘 넘게 공백이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그의 타격 페이스 유지는 놀라운 수준이었다.

15경기서 6개의 홈런과 17개의 타점을 쓸어담는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흥미로운 것은 이승엽이 홈런을 치거나 멀티 히트를 기록한 날의 승률이다. 홈런이나 멀티 히트를 친 경기는 모두 12경기. 이 중 삼성은 9승3패, 7할5푼이라는 높은 승률을 기록했다. “이승엽이 치면 이긴다”는 공식이 그대로 들어맞은 셈이다.

출전한 15경기 중 12경기서 멀티 히트나 홈런을 쳤다는 점도 놀랍지만 그런 경기서 거의 승리했다는 점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이승엽은 8월30일 대구 LG전서도 추격의 스리런포를 때려내며 팀의 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삼성은 타선이 좋은 팀이다. 중심 타선이 강하다보니 상대적으로 견제도 심하다. 그러나 이승엽이 6번에 버티고 있어 그마저도 쉽지 않다. 또한 삼성은 하위 타순 타율이 3할로 1위인 팀이다. 이승엽이 또 테이블 세터로도 역할을 해준다면 뒤에서 해결해줄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다. 이승엽이 잘 치면 삼성 공격이 잘 돌아가는 이유다.

이승엽은 “내가 아무리 잘 쳐도 팀이 패하면 의미가 반감될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안타를 많이 쳐도 팀이 지면 마음이 편치 않다”고 말하곤 한다. 괜한 겸손이 아니라는 걸 그의 기록이 증명하고 있다.

정철우 (butyo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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