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100이닝 돌파' 권혁, 투혼과 혹사 사이

권혁준 기자 2015. 8. 31.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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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의 권혁(32).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한화 이글스의 '필승 계투' 권혁(32)이 마침내 시즌 100이닝을 돌파했다. 권혁은 시즌 초부터 지금까지 씩씩하게 던지고 있고, 그를 둘러싼 논란 역시 끊이지 않고 있다.

권혁은 지난 30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4-2로 앞선 8회말 등판해 2이닝동안 3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2실점(2자책점)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99⅓이닝을 기록 중이던 권혁은 8회말 양의지를 포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내면서 정확히 100이닝을 채웠다.

권혁은 이미 전반기가 끝나기 전 자신의 한 시즌 최다 이닝 기록(80⅔이닝·2009년)을 가뿐히 뛰어넘었고, 지난 23일 KIA 타이거즈전에 등판하면서 개인 한 시즌 최다 등판 기록(64경기·2012년)도 갈아치웠다. 여기에 더해 구원투수로 100이닝까지 넘기면서 또 하나의 진기록을 남겼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구원투수가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규정이닝을 채우는 일도 심심치 않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로는 100이닝을 넘기는 일은 거의 없었다. 권혁은 지난 2010년 SK의 정우람(102이닝)이후 5년 만에 100이닝을 넘긴 구원투수가 됐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올해 자유계약선수(FA)로 한화에 입단한 권혁은 올 시즌 한화의 뒷문을 든든하게 막아준 선수였다. 전반기 팀이 위태로운 순간마다 등장해 2~3이닝을 막아줬고, 한 경기 40~50개의 공을 던지거나 2~3연투를 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권혁은 김성근 감독이 부임한 한화의 '투혼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7월이후 급격히 페이스가 떨어진 권혁, 여전히 그를 믿는 김성근 감독. © News1 신성룡 기자

하지만 많은 이들이 권혁의 '혹사'에 대해 우려했고, 이는 결국 현실화됐다. 6월 초 한 차례 부상을 당한 권혁은 7월 이후로 페이스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제구가 전체적으로 높게 형성됐고, 공의 위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권혁의 7월 평균자책점은 6.27, 8월은 5.50이다. 올 시즌 기록한 9패 중 4번이 7~8월에 집중됐다. 5월 한 때 2점대를 자랑하던 시즌 평균자책점은 어느덧 4.44로 올랐다.

지나치게 많은 이닝을 소화한 탓에 체력이 '방전'된 탓이었다. 권혁은 지난 16일 삼성전 등판 이후 최근 허리통증과 체력저하로 링거를 맞기도 했다. 이 시기 4일을 쉰 권혁은 21일 kt전부터 다시 복귀했지만 구위는 신통치 않았다.

100이닝을 돌파한 30일 경기에서도 권혁은 김현수에게 동점 2점홈런을 맞으면서 시즌 7번째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100이닝의 '투혼'을 발휘했지만 씁쓸한 표정을 지어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올 시즌 현재까지 리그에서 권혁보다 많은 이닝을 던진 투수는 25명으로, 모두 선발투수다. 한화에서 권혁보다 많이 던진 투수는 탈보트(126이닝)와 안영명(103⅓이닝) 뿐이고, 권혁의 투구수(1848개)는 1900개를 향해 가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리'라고 말하고 있지만 본인은 '괜찮다'고 하고, 김성근 감독 역시 흔들림이 없다.

'투혼'의 권혁과 '혹사'의 권혁. 두 갈림길에 선 권혁은 훗날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

starbury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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