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줌인] '여자를 울려' 김정은·송창의도 못 채운 허술함 (종영)

김지현 2015. 8. 31.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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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김지현 기자] 억지스런 개과천선과 갑작스런 해피엔딩. MBC 주말드라마 '여자를 울려'(극본 하청옥, 연출 김근홍 박상훈)가 예상대로 뻔한 결말 속에 마무리 됐다. 산으로 간 배 같았던 드라마는 끝까지 방향을 잃고 헤맸다.

지난 30일 방송된 '여자를 울려' 마지막 회에서는 정덕인(김정은)과 강진우(송창의)가 우여곡절 끝에 결혼에 골인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앞서 덕인은 친아들을 죽음으로 몬 범인이자 진우의 아들인 한종영(강윤서)을 구하느라 목숨을 잃을 뻔 했지만 살아 남았다. 종영을 원망했던 덕인은 종영을 구하는 것으로 그를 용서했고, 세 사람은 극적인 화해를 이룰 수 있었다.

극 중 악의 축을 담당했던 나은수(하희라)는 그동안 자신이 저지른 모든 과오를 뉘우치고 시골에서 조용히 살아갔다. 그토록 집착했던 아들 강현서(천둥)도 남편과 시댁에게 양보했다. 마치 보살이 된 듯 모든 걸 초월한 모습이었다.

은수의 개과천선은 주말극의 특성상 충분히 예상 가능한 결말이었음에도 억지스런 인상이 강했다. '여자를 울려'는 중반부부터 주인공이 하희라가 아니냐는 말이 나돌 정도로 그녀의 이야기에만 집중됐다. 은수의 자극적인 악행으로 시청률을 올릴 심산이었던 것. 본래의 기획의도에서 벗어난 드라마는 점차 공감도를 떨어뜨렸고, 주인공이었던 김정은, 송창의의 역할이 가려질 정도였다.

종영 직전까지 은수의 악행은 계속됐다. 성공을 위해서라면 물, 불을 가리지 않았던 악녀 은수가 마지막회에 이르러서야 돌연 착해진다는 설정은 황당하다 못해 실소를 자아냈다. 결말을 위한 결말로만 비춰질 뿐이었다.

애초 이 드라마의 기획 의도는 '용서'와 '사랑'이었다. 자신의 아들을 죽인 아이를 힘겹게 용서하고, 그 아이의 아버지를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통해 용서와 사랑의 위대함에 대해 생각해 볼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던 것.

그러나 '여자를 울려'는 여타 주말드라마가 반복해 온 '막장 코드'를 버리지 못하고 갈 길을 잃었다. 여주인공 은수가 마지막회 말미에서 용서의 의미에 대해 운운했지만 그 의미가 퇴색된지 오래. 시청자의 공감을 사긴 힘들었다.

한편 '여자를 울려'는 아들을 잃은 한 여자(김정은)가 자신의 삶을 꿋꿋이 살아가는 과정과 그를 둘러싼 재벌가 집안을 배경으로 인물들의 사랑과 갈등, 용서를 그린 작품이다. 후속작은 '그대 그리고 나', '엄마의 바다', '누나' 등을 집필한 김정수 작가의 '엄마'다. 오랜 세월 자식들에게 희생하며 살아온 엄마 '윤정애'가 모든 것을 자식들에게 다 내주고 빈 껍질만 남은 자신을 짐스럽게 여기는 자식들을 향해 펼치는 통쾌한 복수전을 담고 있다. 9월 5일 첫 방송.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 /사진=MBC '여자를 울려'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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