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의 꽃' 종영] 진부한 전개의 아쉬움..막장의 꽃 되다

입력 2015. 8. 31. 06:50 수정 2015. 8. 31.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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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꼬일 대로 꼬였다. 많은 일을 벌려놓은 탓에 결말도 급하게 마무리됐다.

30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여왕이 꽃'이 막을 내렸다. 마지막회에서 레나 정(김성령 분)은 모든 걸 내려놓고 어머니와 함께 인적이 드문 바닷가로 떠났다. 희라(김미숙)는 이솔(이성경)의 생부가 혜진(장영남)의 남편 인철(이형철)임을 알고 청도병원과 유라(고우리)와의 결혼을 모두 없던 일로 했다. 위기를 맞은 혜진은 다 같이 망하자는 심정으로 태수(장용)에게 재준(윤박)의 출생 비밀을 폭로했다. 재준 역시 자신의 태수의 친아들이 아니란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4년 후 혜진과 인철은 중국에서 불법 성형수술을 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딸 유라는 동구(강태오)와 결혼해 쌍둥이를 낳았다. "미워하는 사람이 있다면 잊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가서 만나라"는 태수의 유언 영상을 본 희라는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재준과 이솔은 키스로 변치 않는 마음을 확인했다. 민준(이종혁) 역시 자신의 아들 희망이와 살고 있는 레나를 찾아갔다.

악한 이가 벌을 받는, 전형적인 권선징악의 드라마였다. 50회 내내 끌고 온 모든 갈등은 마지막회에서 모두 풀렸다. 결국 모녀 레나와 이솔은 동서지간이 될 터였다. 물론 재준과 민준이 친형제가 아니기에 문제는 없지만 꼬인 족보와 출생의 비밀이라는 막장 요소가 극 전반을 지배했다.

나름의 흥미는 줬지만 드라마가 주는 메시지는 불분명했다. 성공만이 행복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행복과 성공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겠다는 의도로 시작했으나, 그런 기획의도보다는 자극적인 전개가 두드러졌다. 말미 레나는 어머니와 바닷가로 떠나면서 "다들 자기 몫의 인생이 있으니 스스로 길을 찾겠지"라고 말한다. 결국 '노력하면 행복해진다'는 단순한 메시지를 위해 50회 내내 그 많은 갈등과 막장 사건들이 벌어진 듯싶다.

단 주인공인 레나는 절대 악녀로 그려지진 않았다. 레나의 삶은 그야말로 우여곡절이었다. 어린 시절 엄마에게 버려진 채 고아원에서 살았고, 스무 살 때는 이기적인 남자 때문에 미혼모가 됐다. 미국에서 온갖 수난을 겪고 한국에 돌아온 뒤 사랑하는 민준과 결혼했지만 희라, 혜진의 방해 공작으로 이혼까지 이르렀다.

야망과 목표를 위해서라면 거짓말을 일삼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지만 후반에는 연민을 갖게 하는 캐릭터였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 딸을 모른 척 하기도 했으나, 모든 악녀가 그렇듯 레나에게도 사정은 있었다. '절대 악녀'가 아니기에 과장은 있더라도 나름의 현실감을 줬다.

타이틀롤 김성령을 비롯해 김미숙과 장영남까지 세 중년 여배우의 연기가 돋보였다. 김성령은 비중이 높은 레나 역을 무리 없이 이끌었으며, 김미숙은 겉으로는 온화한 얼굴을 드러내고 뒤에선 악행을 저지르는 희라 역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김미숙과 콤비를 이룬 장영남의 존재감도 뒤지지 않았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MBC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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