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온 선장-돌아온 탕아, '10년의 저주' 풀다

피주영 2015. 8. 31.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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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피주영]
FC서울과의 10년 악연을 끊어낸 ‘선장’ 조성환 감독과 ‘탕아’ 윤빛가람. IS포토·제주 유나이티드 제공

새로 온 선장과 돌아온 탕아가 힘을 합쳐 무려 10년간 이어진 저주를 풀었다.

캐리비언의 해적을 주제로 한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에서나 볼 법한 이야기가 축구에서 벌어졌다. 바로 올 시즌 처음 제주 유나이티드의 지휘봉을 잡은 조성환(45) 감독과 올 시즌 팀의 에이스로 거듭난 미드필더 윤빛가람(25)이 그 주인공이다.

제주는 29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015 FC서울과의 경기에서 2-1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제주는 서울을 상대로 9년5개월간 계속됐던 '홈 경기 무승 징크스'를 풀었다. 제주의 불운은 2006년 3월 25일 서울과의 홈 경기에서 0-3으로 패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제주는 지난 7월 1일 안방에서 2-4로 패하면서 서울전 14경기 무승(7무7패)의 굴욕을 맛 봤다.

조 감독은 기나긴 부진을 선수들에 대한 '신뢰'로 이겨냈다. 제주는 이날 경기 전까지만 해도 6경기서 고작 1승(1무4패)만 거두는 부진에 빠져 있었다. 여기에 도핑테스트 양성 반응을 보였던 골잡이 강수일이 음주운전 사고를 내 제주 구단으로부터 임의탈퇴 처분을 받는 일까지 겹쳤다. 최악의 팀 분위기 속에서도 조 감독은 선수들을 믿었다. 그는 선수들을 개인적으로 불러 식사를 대접하며 용기를 줬다. 그룹 미팅을 통해 한 발 더 뛰자며 '기본'을 다졌다.

조 감독은 '믿음'을 바탕으로 포백 대신 쓰리백(3-5-2)를 쓰는 강수를 뒀다. 선수들이 10년간의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 뛰어줄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다. 조 감독의 생각 적중했다. 그는 "이번 달 선수들에게 밥을 사느라 평소보다 지출이 꽤 늘었다. 성적 때문에 압박을 가하긴 싫었다. 내가 그들을 믿고 있고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강한 슈팅으로 선제골을 꽂아넣은 윤빛가람(맨 오른쪽).

조 감독의 '신뢰'를 듬뿍 받은 대표적인 선수 윤빛가람은 이날 승리의 주역이었다. 그는 이날 전반 39분 강력한 왼발슛으로 선제골을 꽂았다. 지난 시즌까지 '게으른 천재'라 불리며 부진했던 윤빛가람은 올 시즌 조 감독을 만나 180도 달라졌다. 조 감독은 꾸준한 대화를 통해 원하는 플레이를 윤빛가람에게 주지시키고 아낌없는 신뢰를 보냈다.

윤빛가람은 최근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감독님께서 '안 되는 게 어딨냐. 마음 먹기에 달렸으니 하다보면 플레이 스타일도 변한다'고 독려하셨다. 이 한 마디가 큰 힘이 됐다"며 거듭난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조 감독은 "올 시즌 서울에 두 번이나 패했다. 또 진다면 우리팀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믿어준 선수들과 팬, 구단이 한데 힘을 합쳐서 이뤄낼 수 있었다. 남은 기간 6위 안에 드는 게 목표다"고 각오를 다졌다.

피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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