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리포트]토트넘, '손흥민 앓이'는 이미 시작됐다

이정수 2015. 8. 31.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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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의 팬들이 EPL 4라운드 에버턴고 경기가 열린 30일(한국시간)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손흥민의 번호를 마킹한 유니폼을 사들고 기뻐하고 있다. 런던 | 고건우통신원
[런던=스포츠서울 고건우통신원]132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잉글랜드 전통의 구단. 수도 런던을 연고로 하는 명문클럽 토트넘이 역대 두 번째 한국인 선수의 등장으로 빠르게 달아오르고 있다. 손흥민은 토트넘에 입단하며 한국선수도 세계무대에서 당당히 실력을 겨뤄 충분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선례를 만들었다. 손흥민을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은 ‘낯선 동양인’에 대한 호기심 어린 눈빛이 아니라 팀의 가치를 높여줄 스타플레이어라는데 맞춰져 있었다.

토트넘과 에버턴의 프리미어리그(EPL) 4라운드 홈경기가 열린 30일(한국시간) 화이트하트레인.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경기장을 찾은 토트넘 팬들의 발걸음은 끊이지 않았다. 지난 28일 손흥민의 토트넘 이적 소식이 공식화된 이후 열린 첫 경기였다. 취업비자 문제가 남아있던 손흥민은 나설 수 없는 경기였지만 아직 제대로 인사도 하지 않은 손흥민에 대한 관심은 후끈했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가 시작되기전 자신의 등번호인 7번과 ‘SON’이 적힌 새하얀 새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등장해 홈 팬들에게 인사했다. 별다른 인사말 없이 성원해주는 팬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인사하는 것으로 첫 대면을 마쳤다. 인사 직후엔 구장 VIP실에 에이전트인 독일 출신 티스 블리마이스터와 함께 앉아 경기를 지켜봤다. 첫 대면이 이뤄지기 전부터 팬들은 손흥민과의 만남을 준비했다. 이날 화이트하트레인 메가샵에는 ‘7번’ 유니폼이 없었다. 하지만 마음 급한 팬들은 ‘SON’과 ‘7’을 새 유니폼에 마킹해 사갔다. 유니폼이 34파운드, 마킹비용이 15파운드로 우리돈 8만5000원이 넘지만 새 유니폼을 손에 넣은 팬들의 표정은 밝았다. 자신을 에디라고 소개한 39세의 토트넘 팬은 “손흥민을 이전부터 알고 있었다. 우리 팀에 와서 정말 기쁘다. 좋은 활약을 보여주면 좋겠다”며 웃었다.
토트넘으로 이적한 손흥민이 30일(한국시간)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열린 EPL 4라운드 에버턴과 경기 후 소년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런던 | 고건우통신원
취재석에서도 독특한 풍경을 마주칠 수 있었다. 태국의 ‘시암 스포츠 데일리’가 손흥민을 위해 취재를 나왔다. 위암랏 기자는 “손흥민 때문에 처음으로 토트넘 경기를 보러 왔다”면서 “함부르크 시절부터 그를 인상적으로 봤다. 태국에서는 유럽에서 뛰는 아시아 선수들 가운데 손흥민이 인기가 단연 최고다. 박지성보다도 더 인기가 높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아시아 축구 아이콘으로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박지성이 은퇴한 뒤 유럽파 아시아선수들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것이 손흥민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제 20대 초반으로 떠오르는 샛별인 손흥민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높은지를 실감할 수 있는 반응이었다. 영국 ‘더 가디언’의 폴 도일 기자도 “독일에서 뛰었던 결과물을 놓고 봤을 때 현재 득점력이 낮은 토트넘에 손흥민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 경기도 뛰지 않은 손흥민이지만 그에 대한 관심은 경기장 밖에서도 이어졌다. 토트넘의 어린 팬들은 믹스트존을 지나가는 손흥민에게 펜을 내밀며 사인을 요청했고, 이를 지켜보던 팬들은 스마트폰을 꺼내 손흥민의 모습을 촬영했다. 손흥민은 어린이 팬들의 사인요청에 흔쾌히 응하면서 함께 사진을 찍기도 하는 등 친절하게 대하는 모습이었다. 토트넘의 팬들은 이미 손흥민을 맞이할 준비가 됐다. 그가 런던으로 오면서 경기장 안팎에서의 관심은 함께 상승하고 있다. 손흥민이 얼마나 성공적으로 EPL에 자리잡느냐에 따라 이 열기는 더 뜨거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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