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완지 시티, 기성용 투입 후 확 달라졌다

(베스트 일레븐)

스완지 시티가 터뜨린 골 장면 자체에는 기성용이 직접적으로 관여한 건 아니다. 하지만 기성용이 투입된 후 스완지 시티가 확 변했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무시무시한 반전쇼를 펼치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궁지로 몰아넣었다.

31일 자정(한국시각)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5-201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에서 스완지 시티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2-1로 승리했다. 스완지 시티는 후반 15분 안드레 아이유, 후반 21분 바페팀비 고미스의 연속골에 힘입어 후반 3분 후안 마타의 1골에 그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대단히 치열한 격전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웨인 루니 뒤에 자리한 이선 공격수들의 파괴적 움직임을 통해 스완지 시티를 공략했고, 스완지 시티는 수비에 치중하면서도 측면에 자리한 아이유, 최전방 선봉장으로 나선 고미스를 향한 간결하게 빠른 역습을 통해 되받아쳤다.

전반전에 터진 슈팅 수 자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더 많았지만, 골과 가까운 장면을 더 많이 만들어낸 팀은 스완지 시티였다. 전반 22분 아이유의 패스를 받은 고미스의 위협적 왼발 슈팅, 전반 24분 프리킥 상황에서 존조 셸비, 고미스를 거쳐 질피 시구르드손으로 이어지는 절묘한 세트 플레이, 전반 26분 셸비의 패스를 받은 고미스가 넘어지며 시도한 슈팅이 골문 기둥을 때리는 장면 등 강력한 공격을 연거푸 퍼부으며 상대를 몰아세웠다.

일진일퇴 공방이 펼쳐지던 이 경기의 흐름이 요동친 계기는 후반 3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제골이었다. 루크 쇼의 왼쪽 측면 돌파 후 크로스가 루니를 스쳐 반대편에서 골문으로 쇄도하던 마타의 슈팅이 스완지 시티 골망을 흔들었다. 크로스가 날아든 상황에서 루니가 지능적으로 볼을 흘린 게 이전까지 틈을 주지 않던 스완지 시티 수비진을 흔들어버린 것이다. 루이스 판 할 감독은 뜻대로 승기를 잡았다 싶었을 텐데 그때부터가 스완지 시티 반격의 시발점이었다.

게리 몽크 스완지 시티 감독은 중원 싸움에서 모르강 슈네이델랭,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로 이어지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허리에 다소 밀린다고 판단했는지 후반 12분 웨인 라우틀리지를 빼고 부상에서 돌아온 기성용을 투입했다. 기성용·잭 콕·존조 셸비로 이어지는 창의적 패스가 나오면서도 단단함까지 겸비한, 스완지 시티가 활용할 수 있는 최강의 미드필더 조합이 가동된 것이다.

기성용의 투입 후 스완지 시티의 역습 전개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졌다. 효과가 즉시 발현됐따. 후반 15분 역습 상황에서 시구르드손의 크로스를 이어받은 아이유가 헤딩 슈팅으로 동점골을 만들더니, 후반 21분 역시 수비진에서 시작된 역습 상황에서 아이유의 침투 패스를 받은 고미스가 세르히오 로메로 골키퍼가 지키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골문을 꿰뚫은 것이다.

기성용의 투입 후 스완지 시티의 경기 템포가 급격히 빨라지더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순식간에 역전을 만들어낸 것이다. 단숨에 리드를 잡은 이후 스완지 시티는 이 중원 조합의 능수능란한 조율을 앞세워 만회를 위해 총공세를 펼치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세를 무력화시켰다. 판 할 감독은 중원 싸움에서 밀려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 듯 마루안 펠라이니를 투입하며 기성용이 중심이 된 스완지 시티 허리진을 무너뜨리려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사진=ⓒgettyImages멀티비츠(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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