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빛나는 발도 무너진 방패 못메웠다

김원익 입력 2015. 8. 30.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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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김원익 기자] 한화 이글스의 빛나는 발도 무너진 방패를 메우지 못했다.

한화는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정규시즌 경기 선발투수 미치 탈보트의 호투와 기동력을 앞세워 리드를 잡았지만 불펜진이 무너지면서 연장 10회 끝내기 4-5, 역전패를 당했다.

특히 3개의 도루 포함 많은 작전과 희생번트, 스퀴즈번트, 내야안타 등으로 효율적인 점수를 냈다. 또한 두산 내야진의 실책을 이끌어낸 적극적인 베이스러닝과 기회를 놓치지 않는 기민한 플레이도 이날 경기 내내 빛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너진 마운드의 여파를 이겨내지 못했다.

이용규와 정근우는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을 펼쳤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점수가 난 과정에서도 이용규와 정근우의 기동력이 빛났다. 최소한 4점 중 3점은 ‘발’이 관여한 점수였다. 2회 1점을 먼저 내주고 끌려가던 한화는 3회 2점을 뽑고 경기를 뒤집었다. 2사에서 권용관이 좌월 동점 솔로아치를 그렸다. 이어 정근우가 볼넷을 얻어 1루로 출루한 이후 2루 도루를 시도했고 당황한 상대의 폭투가 나오면서 3루까지 진루했다. 후속 최진행이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때렸고 정근우는 여유있게 홈을 밟았다. 2-1로 한화가 경기를 뒤집는 순간.

5회 추가점도 ‘빠른 발’과 ‘작전능력’이 빛났다. 이닝 선두타자 이용규가 투지 넘치는 전력질주로 내야안타를 만들어냈다. 추가로 상대 2루수의 송구실책이 나오면서 주자는 2루까지 진루했다. 사실상 발로 무사 2루를 만들어낸 이용규는 스탭이 엉켜 넘어지기도 했지만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던 듯 유니폼의 흙을 툭툭 털고 일어났다.

후속 상황 권용관의 희생번트로 1사 3루를 만든 한화는 이후 정근우의 재치 넘치는 스퀴즈 번트로 1점을 더 냈다. 정근우는 예상을 깬 1루수와 2루수간의 코스로 다소 강한 번트를 댔고 3루 주자와 타자 주자가 모두 생존하는 번트안타가 됐다. 스코어는 3-1.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이어진 상황 정근우는 2루 도루를 시도했지만 아웃됐다. 1회와 3회 각각 1개씩 2개의 도루를 기록하고 있던 정근우의 시즌 5번째 도루실패. 만약 이 도루마저 성공했다면 정근우는 사상 처음으로 10년 연속 20도루를 성공할 수 있었다.

7회 쐐기점도 ‘기동력’이 빛났다. 선두타자 조인성의 좌중간 안타에 이은 이용규의 땅볼 때 선행주자가 아웃됐다. 하지만 1루로 출루한 이용규는 기어이 2루 도루를 성공했다. 그리고 이용규는 후속 권용관의 중전안타 때 3루를 밟았다.

이때 두산 야수진이 이용규의 홈 쇄도를 견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이번에는 1루에 있던 권용관이 2루로 내달렸다. 다시 틈이 생기자 이용규는 지체없이 홈으로 내달려 득점을 냈고,추가로 두산 유격수 김재호의 송구실책이 나오면서 권용관까지 3루를 밟았다. 눈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한화의 기민하고 공격적인 움직임에 당황한 두산 내야진이 1점을 헌납한 장면. 아쉬움도 있었다. 한화는 후속 정근우가 삼진, 김태균이 땅볼로 물러나며 추가점을 내지 못했다.

결국 이것이 화근이 됐을까. 탈보트에 이어 등판한 김기현이 7회 오재일에게 솔로홈런, 8회 권혁이 김현수에게 투런 홈런을 맞고 결국 동점을 허용했다. 이후 9회 선두타자 조인성의 몸에 맞는 볼로 잡은 기회서도 한화는 같은 공식으로 다시 점수를 내려 했다. 하지만 이용규의 번트가 치명적인 병살타로 연결되면서 귀중한 기회를 잃었다.

권혁은 8회 동점 허용 이후 9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총 48구를 던지는 투혼을 발휘했다. 하지만 10회 마운드에 오른 김범수가 볼넷을 허용한데 이어 이동걸이 희생번트와 고의 4구 2개에 이어 끝내기 폭투를 허용하면서 쓰린 4-5 패배를 당했다.

빛나는 발도 방망이로 기회를 만들지 못하는데야 답이 없었다. 거기에 믿었던 방패가 무너지면서 한화는 쓰린 패배를 막지 못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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