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조리서 속 '17세기 김치의 비밀'

유승영 입력 2015. 8. 30. 21:50 수정 2015. 8. 30.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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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400년전, 우리 조상들은 어떤 김치를, 어떤 음식을 먹었을까요,

17세기 우리 음식문화를 알려주는 한글 조리서가 발굴됐습니다.

유승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싱싱한 가지를 골라 꼭지를 자른 뒤 열 십자로 칼집을 냅니다.

칼집 사이사이로 마늘을 채운 뒤 항아리에 담아 소금물을 붓습니다.

그리고 보라색 맨드라미 꽃잎을 넣어 색을 냅니다.

1,600년대, 배추나 빨간 고추를 김치 재료로 쓰기 전 양반집에서 먹던 맨드라미 가지 김치입니다.

<인터뷰> 이하연(김치 장인) : "조선 시대 반가의 여성들이 음식을 하는 데 있어서 맛과 영양도 중요하지만, 색감에 대한 미적 감각이 아주 뛰어났던 것 같아요."

그동안 입으로만 전해지던 맨드라미 김치가 최근 한 연구소가 발굴한 17세기 한글 조리서를 통해 알려지게 된 겁니다.

충청도 양반집 며느리인 해주 최씨가 1660년 생을 마감하기 전 쓴 것으로 지금까지 최초의 한글 조리서로 알려진 '음식디미방'보다도 최소 10년 이상 앞섭니다.

게장과 닭찜 등 17세기 우리 선조들이 먹던 20여 가지 음식들도 수록돼 있습니다.

<인터뷰>박채린(세계김치연구소 박사) : "충청도 지역의 음식 문화를 담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 전통 음식을 연구하는 데 있어서 주로 영남 지방의 것을 모델로 했다면 이제는 균형을 맞출 수 있게 됐다는 데 문화적인 가치가 있는 셈이죠."

'최씨 음식법'은 제사나 손님 접대 음식이 대부분이었던 조선 중기 음식 문화를 연구하는 데에도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유승영입니다.

유승영기자 (ryoo110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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