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수십 년 이별에 기억도 흐릿..애틋한 영상편지

홍혜림 2015. 8. 30.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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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65년이라는 긴 세월, 분단의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이산가족들.

매년 이들의 기억도 흐릿해지고 있습니다.

적십자사가 고령의 이산가족들의 마음을 영상으로 만들어 북에 있는 가족들을 찾아주고 있습니다.

홍혜림 기자가 동행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흔두 살, 하얗게 센 머리를 곱게 빗질하고 옷매무새를 가다듬습니다.

황해도 해주 고향 집 가족들에게 영상편지를 보내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헤어진 지 65년…. 부모님과 동생 모습이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녹취> "(부모님과 형제분들 봤던 모습을 얘기해 주세요.) 그 모습은 지금은 기억할 수가 없어요."

고향 땅을 꼭 한번 밟고 싶다는 마음만은 간절합니다.

<녹취> 박연흥(이산가족) : "빨리 통일돼서 고향에 가 보고 죽었으면 해요. 이제 죽을 날밖에 안 남았으니까요."

이제는 노인이 된 두 자매가 21살 대학생이던 오빠의 사진을 보고 있습니다.

6·25 전쟁 때, 오빠는 북한군에게 끌려간 뒤 연락이 끊겼습니다.

혹시라도 돌아올까, 피난도 못 가고 기다렸지만 오빠는 오지 않았습니다.

<녹취> 이규순(이산가족) : "꿈에라도 보고 싶은데 꿈에도 안 보이더라 아이고 오빠. 오빠 살아계시면 나하고 한 번 만나요."

이렇게 영상편지를 만들다 보면 적십자사 단원들의 마음도 먹먹해집니다.

<인터뷰> 이지훈(대한적십자사 이산가족 영상편지팀) : "기억나서 찾을 수 있도록 한 마디 한 마디 질문할 때 최대한 맞는 대답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이산가족들의 기억을 영상 편지로나마 되살리며 애틋한 상봉의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혜림입니다.

홍혜림기자 (newsh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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