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박지성이 될 것인가. 카가와가 될 것인가'

이석무 입력 2015. 8. 30. 14:03 수정 2015. 8. 30.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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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홈팬들에게 첫 선을 보인 손흥민.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손세이셔널’ 손흥민(23·토트넘)이 드디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첫발을 내디뎠다. 경기에 직접 출전한 것은 아니지만 그에 대한 기대감은 점점 고조되고 있다.

손흥민은 30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열린 2015~20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 토트넘 대 에버턴의 경기에 앞서 홈팬들에게 인사하며 앞으로의 활약을 예고했다.

▲토트넘, 답답한 골 결정력...손흥민이 필요한 이유

손흥민이 이날 경기를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토트넘은 무기력한 골 결정력을 드러내며 0-0으로 비겼다. 슈팅 20개, 유효슈팅 6개를 쏘아댔지만 골과 연결되지 않았다. 토트넘이 왜 손흥민을 400억원이나 주고 데려왔는지 이유를 잘 보여준 경기였다.

토트넘 공격의 문제점은 뚜렷했다. 지난 시즌 21골을 터뜨린 최전방 공격수 해리 케인이 부지런히 움직였지만 2선 공격수들의 지원이 너무 부족했다. 나세르 샤들리-라이언 메이슨-무사 뎀벨레 등이 나섰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선 공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 보니 최전방 공격수 케인이 상대 수비에 고립되는 장면이 자주 나왔다.

손흥민으로선 기존 주전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충분히 자신감을 가질만하다. 골 결정력이나 스피드, 개인기 면에서 이날 출전 선수들보다 뒤질 게 없다. 팀 분위기에 전술을 빨리 이해하고 적응한다면 토트넘의 핵심 주전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도 “손흥민의 영입으로 우리의 스쿼드가 강해졌다”며 “그는 유럽 챔피언스리그와 분데스리가에서 많은 경험을 한 매우 좋은 선수다. 다양한 포지션에 뛸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손흥민 ‘박지성이 될 것인가, 카가와가 될 것인가’

역대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한 아시아 선수 가운데 가장 성공한 선수는 단연 박지성(34·은퇴)이다. 박지성은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서 2005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한 뒤 2012년까지 중심 멤버로 활약했다. 이후 퀸즈파크레인저스에서의 2년까지 포함하면 무려 9년간 프리미어리그를 누볐다.

반면 일본의 간판스타 카가와 신지(26·도르트문트)는 기대와 달리 잉글랜드에서 성공하지 못한 대표적 케이스다. 카가와는 독일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에서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인정받았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눈에 들어 맨유 유니폼까지 입었다. 하지만 맨유에서 벤치 신세를 전전하다 결국 친정팀 도르트문트로 2년 만에 복귀했다.

박지성과 카가와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체력과 정신력이다. 박지성은 ‘두 개의 심장’이라 불릴 정도로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자랑했다. 기술과 체격의 열세를 포기하지 않고 물고 늘어지는 정신력으로 메웠다.

반면 카가와는 뛰어난 축구센스를 가졌지만 프리미어리그의 거친 스타일에 적응하지 못했다. 체력적인 열세를 스스로 인정하고 거친 몸싸움에 맞서기보다 피하려고 했다.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는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183cm 76kg인 손흥민은 박지성(175cm 72kg)이나 카가와(172cm 63kg)에 비해 피지컬 면에서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엄청난 체격과 높이를 자랑하는 프리미어리그 선수들과 비교하면 왜소한 게 사실이다.

게다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유럽의 어느 리그보다 일정이 빡빡하다. 정규리그 경기 수가 분데스리가보다 4경기나 많고 컵 대회도 2개(FA컵, 캐피탈원컵)나 있다. 유럽 클럽 대항전도 출전해야 한다

결국 손흥민이 잉글랜드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체력적으로 버텨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관건이다. 특히 시즌 중반 이후를 기복 없이 얼마나 잘 넘기는가가 큰 숙제가 될 전망이다. ‘산소탱크’ 박지성의 뒤를 따르는 것이 당연한 그의 목표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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