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상승은 신흥시장에 악재?.."'배경' 따라 다르다"

김신회 기자 2015. 8. 30. 13:4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美 낙관적 경기 전망 따른 금리상승은 신흥시장에 호재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美 낙관적 경기 전망 따른 금리상승은 신흥시장에 호재]

신흥시장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에 전전긍긍하지만 기존 통념처럼 미국 금리가 오르는 게 신흥시장에 반드시 악재가 되지는 않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자 신흥시장은 좌불안석이다. FRB가 2013년에 양적완화 규모를 줄이는 테이퍼링 가능성을 시사한 것만으로도 신흥시장은 급격한 자금 유출로 홍역을 치렀다. FRB가 양적완화 축소와 중단에 이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 미국의 금리 상승세가 가팔라져 글로벌 자금이 미국으로 빨려들 것이라는 우려가 배경이 됐다. 미국의 금리상승이 신흥시장의 금리상승을 부채질하면 현지 정부와 기업, 가계는 자금을 조달하는 게 어려워진다. FRB의 금리인상이 머지않았다는 관측은 중국의 성장둔화 우려와 맞물려 최근에도 신흥시장을 뒤흔들었다.

투자전략업체인 리서치어필리에이츠의 미셸 마졸레니 거시 리서치 부문 부사장은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달 낸 '2015 스필오버(파급효과) 보고서'를 근거로 미국의 금리상승이 신흥시장에 언제나 나쁜 건 아니라고 지적했다. IMF는 보고서에서 미국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등 선진국의 금리상승이 신흥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그 배경에 따라 다르다며 선진국 금리가 긍정적인 요인으로 올랐다면 신흥시장에도 호재가 된다고 했다.

IMF는 보고서에서 1994년부터 최근까지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의 흐름을 놓고 금리 상승을 촉발한 요인을 3가지로 나눴다. 우선 '머니쇼크'(money shock)다. FRB의 갑작스런 통화정책 행보를 말한다. 1980년대 초 폴 볼커 당시 FRB 총재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인상 공세에 나선 게 대표적이다. 다음은 경기전망 개선으로 IMF는 '리얼쇼크'(real shock)라고 이름 붙였다. 나머지 하나는 '리스크 쇼크'(risk shock)로 시장 참가자들의 위험투자 성향이 변수다.

마졸레니는 지난 4월부터 미국의 2년 만기 국채 금리의 오름세가 두드러진 간 미국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에서 회복되고 있다는 확신에 따른 게 틀림없다고 지적했다. FRB가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것도 이 때문이다. IMF가 말한 리얼쇼크다.

IMF의 분석에 따르면 신흥시장에서는 그동안 리얼쇼크가 머니쇼크보다 훨씬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리얼쇼크로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신흥시장의 국채 금리는 0.45%포인트 올랐다. 미국의 달러 빚 상환 부담과 함께 현지통화 조달 비용도 늘어나는 셈이다. 그러나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1%포인트 오른 뒤 3개월 안에 신흥시장엔 GDP(국내총생산)의 0.03%에 상당하는 자본이 유입됐다. 또 1년 사이에 신흥시장의 산업생산은 2% 늘어났다. 반면 머니쇼크는 신흥시장의 산업생산과 자본유입을 위축시켰다.

IMF는 "선진국의 경제 전망에 대한 호재로 국채 금리가 오르면 (신흥시장에도) 긍정적"이라고 지적했다. IMF는 금리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성장률이 1%포인트 높아지면 신흥시장 성장률이 0.3%포인트 높아진다는 학계의 연구 결과도 소개했다.

마졸레니는 1994년 이후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와 신흥시장 통화 가치의 상관관계도 분석했다. 이 결과 미국 국채 금리가 0.75%포인트 이상 떨어질 때는 신흥시장 통화가 약세를, 미국 국채 금리가 0.75%포인트 이하로 내릴 때는 신흥국 통화가 다소 강세를 띠는 경향을 확인했다. 미국 국채 금리가 0.75%포인트 이하로 상승할 땐 신흥국 통화의 강세가 두드러졌고 금리 상승폭이 0.75%포인트 이상일 때도 신흥시장 통화는 꿋꿋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미국 국채 금리 하락세가 0.75%포인트 수준으로 제한되거나 금리가 오름세를 탈 때는 신흥시장 통화가 강세를 나타냈다는 말이다.

마졸레니는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고 신흥시장 통화가 강세를 띨 때 미국 증시의 변동성지수(VIX), 이른바 '공포지수'가 하락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이에 대해 그는 "미국의 금리상승은 신흥시장 통화 강세, 위험투자 성향 확대(VIX 하락)와 긍정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며 "미국과 다른 선진국에 좋은 건 신흥시장에도 좋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전제가 된다면 금리가 올라도 위험투자심리가 고조돼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 다변화 수요가 커진다는 설명이다.

김신회 기자 raskol@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