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KIA의 '위대한 도전' 떨어질 곳 있나?

장강훈 2015. 8. 30.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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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서울 최승섭기자] 29일 광주구장에서 2015 KBO 리그KIA와 넥센의 경기가 열렸다. KIA 김기태 감독이 8회초 무사 3루 투수교체를 위해 마운드에 올라 야수들에게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thunder@sportsseoul.com
[광주=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위대한 도전’이라는 말이 있다.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거나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 결과를 만들어 내겠다는 결연한 의지의 표현이다. KIA의 올시즌 행보를 보면, 이 말이 떠오른다. 개막 전 전문가들에게서 “kt와 최하위를 다툴 것”이라는 냉혹한 평가를 받았던 KIA가 시즌 30경기를 채 남겨두지 않은 시점까지 치열한 5위 싸움을 하고 있다.

위대한 도전에 나서는 전사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두려움 없는 마음일 것이다. 모두가 ‘가망없다’고 평가하는 객관적 열세를 극복하는 길은 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 뿐이다. 객관적 전력에서 열세를 보인다는 것은 선수 구성도 떨어지지만, 기술적인 면도 부족하다는 의미다. 그래서 위대한 도전에 나서는 이들을 바라보는 마음은 안타까움과 대견함이 공존하는 것이다.

KIA도 그랬다. 개막 6연승을 달릴 때까지만 해도 ‘설마’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우연이라고 생각하는 시선도 있었다. 6연승 뒤 거짓말처럼 5연패에 빠진 뒤 ‘5할 본능’이라는 말을 들을 때에도 그랬다. 한화 SK 롯데 등과 비교해 선수층이 얇다보니 ‘언젠가는 떨어지겠지’라는 얘기가 많이 들렸다. 부진했던 베테랑들이 제 몫을 하기 시작하고, 지쳤던 젊은 선수들이 다시 한 번 힘을 모으며 5위 싸움에 불을 지피자 “KIA가 달라졌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달 28일 광주 SK전부터 8월 2일 대전 한화전까지 6연승을 달리면서 거짓말처럼 5할 승률에 복귀했다. 팬들부터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갖기 시작할 무렵인 지난 26일, 문학 SK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맞고 패한 뒤 29일 광주 넥센전까지 4연패에 빠지자 “여기가 한계인가 보다”는 자조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광주=스포츠서울 최승섭기자] 29일 광주구장에서 2015 KBO 리그KIA와 넥센의 경기가 열렸다. KIA 이범호가 3회말 무사 2,3루 우중간 1타점 안타를 치고 있다. thunder@sportsseoul.com
선수들은 “아직 29경기나 남아있다. 어떻게 될지, 끝까지 가봐야 한다”며 마음을 추스르고 있다. 김기태 감독 역시 “잘 나갈 때 자만심을 갖지 말라고 저 위에 계신 분들께서 회초리를 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부터, 초심으로 다시 돌아가 한 경기 승패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선수단이 갖고 있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열망하는 마음이, 팬들이 생각하고 기대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는 뜻이다. 주장 이범호를 비롯한 선수들이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시즌을 치르기 위해 지난해 가을부터 땀을 흘렸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하지만 현실은 선수들의 마음과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체력이 떨어진 것이 눈에 보일 정도다. 29일 광주 넥센전이 그랬다. 팽팽한 기싸움을 펼치던 KIA는 7회초 김하성에게 역전홈런을 허용한 뒤 7회말 두 점을 따라붙는 저력을 보였다. 하지만 역전 찬스를 살리지 못했고, 8회초 수비 집중력이 급격히 무너지면서 7실점 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전력상)여유를 갖고 시즌을 치른 게 아니라 개막전부터 매경기 가진 힘 전부를 소진하면서 여기까지 끌고 왔다. 체력이 떨어질 때도 됐다. 이정도 전력으로 5위싸움을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박수받을 만 한 팀”이라고 말했다. 승부에서는 객관적 우세를 앞세워 일방적인 승리를 따냈지만, 야구인의 시각으로 바라볼 때 KIA는 분명 ‘위대한 도전’을 하고 있는 것이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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