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 무도>..부끄러운 과거도 피하지 않았다
[오마이뉴스 권진경 기자]
▲ 지난 29일 방영한 MBC <무한도전-배달의 무도> 한 장면 |
ⓒ MBC |
그리고 또 다른 형태의 인력수출이 있었다. 1954년 전쟁고아를 해외로 보낸 이래, 지금까지 이뤄지고 있는 해외 입양 사업이다.
2주 전 MBC <무한도전-배달의 무도>에서 정준하가 찾아간 가봉 대통령 경호실장 박성철씨, 그리고 다음 주 방영 예정인 서독 광부, 간호사가 1960-70년대 정부가 적극 장려했던 인력수출의 사례라면, 지난 29일 방영한 미국 해외 입양아 사례는 조국 근대화의 찬란한 영광에 가려진 대한민국의 어두운 민낯을 드러낸다.
이역만리 타국에 거주하는 한국인에게 그리운 고국의 맛을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큰 감동이 된다. 세상 어떤 진귀한 요리도 어머니가 해주신 집밥보다 나을 수 없다. 그런데 <무한도전-배달의 무도>는 단순히 어머니가 만들어준 음식을 배달해주는 차원을 넘어, 이런저런 이유로 고국을 떠나 성실히 새 터전을 일구어 살아가는 교포들의 사연에 귀를 기울인다. 그리고 그들을 위해 <무한도전> 멤버들이 한국에서 준비해온 재료로 정성껏 음식을 만들어 어머니의 손맛을 재현한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먹방과 쿡방의 뭉클한 협업을 보여준 것이다.
여기에, 유재석이 방문한 미국 편은 허를 완전히 찌른 반전을 선사한다. 출산을 앞둔 사연의 주인공 선영씨를 위해 그녀의 친어머니가 만든 음식들을 전달한 유재석은 한국 요리를 전혀 할 줄 모른다는 선영씨에게 직접 요리를 만들어주겠다면서 문 밖으로 그녀를 유인한다.
전편의 정준하, 박명수가 그랬던 것처럼 방송에서 도통 볼 수 없었던 유재석의 쿡방을 기대했던 시청자들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장면에 눈시울을 붉혀야만 했다. 사정상 선영씨를 찾아갈 수 없어 <무한도전>을 통해 대리 배달을 부탁했던 선영씨의 가족들이 선영씨의 집을 직접 방문해 딸을 위해 음식을 만들고, 그녀의 양아버지와 함께 오손도손 식사를 하는 장면을 보여준 것이다.
▲ 지난 29일 방영한 MBC <무한도전-배달의 무도> 한 장면 |
ⓒ MBC |
OECD 가입국임에도 여전히 아동수출대국으로 불리는 부끄럽지만, 결코 피해서는 안 되는 이야기. 광복 70주년을 맞아 대다수 방송이 일제히 일제 지배와 전쟁 폐해를 딛고 근대화에 성공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논하는 사이, <무한도전>은 머나먼 이국땅에서 묵묵히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서 살아온 사람들과 이 나라가 품어주지 못한 아이들의 아픔 속으로 들어간다.
다음 주에 방영할 서독 광부, 간호사들과의 만남. 그리고 "죄송합니다 저희가 너무 늦었습니다" 한 마디로 서문을 연 하시마섬의 숨겨진 강제징용 비극까지. 광복 70주년을 기념하여 공식적인 역사가 기록하지 않은 대한민국의 진짜 역사를 찾아가는 <무한도전>의 여정은 계속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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