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장벽에 신음하는 외국인교수..겉도는 대학 국제화

2015. 8. 30.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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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외국인 교수 30%, 대학원 지도학생 0명..학사 행정서도 소외

서울대 외국인 교수 30%, 대학원 지도학생 0명…학사 행정서도 소외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서울대에 있는 외국인 교수 30%는 언어장벽 등으로 인해 연구활동을 함께 할 대학원 지도학생이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국제화 정책으로 대학에 외국인 교원이 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행정, 연구지원이 부족해 이들이 제 역할을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서울대가 국회 교육문화위원회 유기홍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올해 3월까지 임용된 외국인 교원 80명의 대학원 지도학생 수는 평균 4.2명이다.

일반적으로 교수가 평균 7∼8명의 대학원생을 데리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그나마 약 30%에 달하는 24명은 지도학생이 아예 없다.

가장 큰 이유는 '언어'다. 교수와 대학원생 사이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외국인 교수는 연구비가 부족해 대학원생을 받기도 어려운 경우가 많다. 연구재단 상당수가 연구비 지원 과제를 정할 때 한국어로만 연구계획서를 받다 보니 외국인 교수는 신청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서울대의 한 공대 교수는 "많은 연구재단에서 한국어로 연구계획서를 받다 보니 외국인 교수는 지원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과제가 없으니 연구비도 없어 대학원생을 받기도 어렵고 연구 실적을 내기도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인문대 대학원생 김모(29)씨는 "외국인 교수의 경우 한국인 교수에 비해 연구성과가 부족한 경우도 많고 의사소통도 잘 안 돼 대학원생이 가고 싶어하지 않는 것이 당연한 현실"이라고 전했다.

외국인 교수는 학사행정에서도 소외되는 경우가 많다. 각종 회의 진행이나 학과 행정에 필요한 공문 작성 등을 한국어로만 하다 보니 외국인 교수의 참여는 제한적이다.

필요에 따라 조교가 공문 등을 번역해주기도 하지만 충분하지 않다. 대학의 국제화를 위해 외국인 교수를 영입해놓고 구체적인 지원은 외면한 것이다.

한 외국인 교수는 "외국인 교원 비율이 낮아 영어로 회의하는 것이 비효율적이라는 것은 이해한다"면서도 "영어로 간략하게 주제를 알려주고 그다음에 한국어로 회의를 하는 등 규칙을 만들면 적응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의 대학평가에 외국인 전임 교원 수가 반영되면서 서울대뿐 아니라 대부분 대학에서도 외국인 교원 수는 크게 늘고 있다.

대학정보공시사이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작년 기준 서울대의 외국인 전임교원은 104명이다. 경희대 123명, 고려대 109명, 성균관대 114명, 연세대 110명, 홍익대 128명 등 서울 시내 많은 대학에서 외국인 교수는 100명을 선회한다.

숫자만 늘리려는 식으로 외국인 교원을 마구잡이로 초빙하기보다 대학 내부부터 세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대의 한 관계자는 "대학들이 글로벌 리더를 내세우기 전에 내부 시스템이 먼저 국제화돼야 한다"며 "우선 연구과제 제안서를 영어로 제출하게 하는 등 조그만 부분부터 배려하면 더 좋은 외국인 교수를 유치해 활발하게 연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기홍 의원은 "서울대를 비롯한 주요대학의 국제화 정책이 보여주기식 외국인 교수 초빙에만 집중돼왔다"며 "대학이 국제화되고 연구역량을 강화하려면 외국인 교수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srch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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