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뉴스]'만질 수 없는 너'..마음으로 품은 사랑

정경윤 기자 2015. 8. 30.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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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산골 마을에 살고 있는 노부부. 노부부에겐 유일한 친구이자 친자식 같은 반려견 복덩이가 있습니다. 집 안에서도, 산책할 때도 부부 곁에는 늘 복덩이가 함께 합니다. 하지만 지난 5년간 이 부부는 한 번도 복덩이를 만져본 적이 없습니다. 만지려고만 해도 소스라치게 놀라는 복덩이. 뭘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심지어 '만져볼까?'란 말만 들어도 복덩이는 멀리 도망갑니다. 도대체 왜 노부부의 손길을 피하는 걸까요?

복덩이와 노부부가 만난 건 5년 전 여름이었습니다. 외진 산길에 쓰러져 있던 복덩이의 모습은 참담하기 그지없었습니다. 털은 다 벗겨지고, 피부는 짓눌려 있었습니다. 얼마나 굶은 건지, 괴물 같은 모습으로 간신히 숨만 쉬고 있었습니다. 노부부는 사람에 대한 경계가 심한 복덩이를 데려오기 위해 집에 오는 길목마다 밥그릇을 놨습니다. 다 죽어가던 복덩이가 100m 정도 떨어진 노부부의 집까지 제 발로 걸어오는데 1년이나 걸렸습니다.

어렵게 살린 귀한 생명. 하지만 노부부는 복덩이를 그저 바라만 볼 수밖에 없습니다. 복덩이를 살펴본 전문가는 사람의 손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전문가의 조언을 들은 부부는 복덩이를 위해 더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앞으로 꾸준히 노력해서 꼭 품에 안을 거예요" 노부부의 노력을 느꼈던 걸까요. 복덩이는 5년 만에 마음의 문을 열고 노부부의 손길을 받아들였습니다. 공포라는 벽을 어렵게 넘은 복덩이. 아마도 아무런 조건 없이 마음으로 품어준 노부부의 사랑 덕분 아닐까요.

(SBS 스브스뉴스)     

정경윤 기자rousil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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