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루포 감동' 정현석 "살아있는 것 같다"

2015. 8. 30.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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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인식 기자] 이틀이 지났지만, 정현석(31, 한화 이글스)이 준 만루홈런의 감동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물론 앞으로 그가 전해줄 더 큰 울림들을 생각하면 이 만루홈런은 아무 것도 아니다.

정현석은 지난 28일 마산 NC전에서 7회초 최금강을 상대로 결승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위암과 싸워 이긴 뒤 그라운드로 돌아와 올해 처음 뽑아낸 홈런이 모든 야구팬들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은 한 방이 됐다. 사람들은 그의 복귀만으로도 감동이라 했지만, 정현석은 단순히 돌아오는 것에 만족하지 않았다.

"만루홈런은 예상하지는 못했다"는 정현석은 "공을 끝까지 보고 내 스윙만 하자고 생각했다. 경기 끝나고는 좋다는 생각 외엔 크게 감흥이 없었는데 끝나고 숙소에 와서 생각하니 어떻게 쳤나 싶더라. 숙소에서 아내와 통화를 했는데, 다들 울었다고 하더라. 처음 복귀했을 때만 울 줄 알았는데 아내 말로는 장모님, 장인어른도 전부 우셨다고 들었다"며 웃었다.

살은 많이 빠진 상태지만, 컨디션은 좋다. "너무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면 앞으로 체력적인 문제가 생길 수도 있겠지만 조절만 잘 하면 된다. 지금은 100% 상태다"라고 말하는 정현석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묻어나 있었다.

위의 ⅔를 절제해 아직은 음식을 먹는 게 쉽지 않다. 정현석은 식습관을 바꾸며 적응해 나가고 있다. "피곤해도 일찍 일어나서 아침 식사에 신경을 쓴다. 많이 먹지 못하기 때문에 조금씩 자주 먹으려고 한다. 이제는 익숙하고 편하다. 자극적인 음식만 피하면 된다고 하는데, 음식 종류보다도 식습관이 중요하다"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식습관뿐만 아니라 생활이 전체적으로 바뀌었다. 정현석은 "몸에 좋은 것만 하려고 한다. 야식을 먹지 않고 아침을 챙겨 먹는다. 큰 어려움은 없다. 일어나서 밥 먹고 보강운동을 한 뒤 조금 자고 나서 사우나를 하고 점심을 먹는다. 식사는 조금씩 세 번 먹고, 중간에 바나나 같은 간식을 먹는다. 집에서는 아내가 주는 것만 먹으면 되지만 밖에서는 영양에도 신경을 쓰면서 먹는다"고 덧붙였다.

단순히 암을 극복한 선수가 아닌 암을 이겨낸 뒤 성공한 야구선수로 기억되기 위해 정현석은 오래 전부터 준비한 기술적 변화도 몸에 익히려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현석은 "기술적으로는 준비 자세와 타이밍을 잡는 것부터 손목 활용, 시선 처리 등에 변화를 줬다. 힘을 들이면 원하는 타격을 할 수 없어서 힘을 뺄 수밖에 없는 폼을 만든 것이 적중한 것 같다. 갑자기 바뀐 것은 아니다. 지난해부터 조금씩 하면서 바꿔가는 중이다. 지금은 원하는 모습을 흉내 내는 정도다"라고 밝혔다.

일상생활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격한 운동을 하는 것이 힘들 법도 하지만, 굵은 땀방울이 얼굴 곳곳에 맺혀 있는 정현석의 표정은 늘 밝다. 지금 자신이 서 있고 싶은 곳에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땀을 흘릴 수 있는 것 자체가 좋고, 살아있는 것 같다"고 말하는 정현석의 얼굴은 한 치의 거짓과 가식이 없어 보였다./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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