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에라도 찾으려..' 고령 이산가족 유전자 보관
<앵커 멘트>
이미 고령인 이산가족분들, 안타깝게도 남은 시간이 얼마 없습니다.
그래서 후손들이라도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유전자 정보를 남기는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윤지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녹취> "입 안에 잠깐 사탕처럼 물고 계시면 되세요."
12살 때 피난길에 올라 북녘의 혈육과 헤어진 조성삼 할아버지.
매번 상봉 신청이 좌절되자, 죽기 전에 자신의 유전자 정보라도 남겨둬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인터뷰> 조성삼(이산 가족) : "훗날에 내가 없더라도 형제간들은 만날 수 있는 거 아니에요. 그래서 해 놔야지."
북녘에 두고 온 어머니와 둘째 형님, 친지들에 대한 그리움을 부인과 자식들이라도 풀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인터뷰> 조성삼(이산 가족) : "금강산도 가고 중국으로 해서 거기(백두산)도 가보고 다 했어요." ("금강산을 가서 잠을 안자더라고, 잠이 안 온대") ("왜 잠이 안 오셨어요?") "거기서 조금만 더 가면 고향이잖아. 개성지나서.."
<녹취> "혈액에서 시약 처리를 하고 나서 DNA를 분리해 내는 원심분리기 과정이에요."
채취한 혈액과 모발 등은 유전자 검사를 실시한 후 보관됩니다
이렇게 하면 이산가족 1세대가 숨진 뒤에도 북한이 협조만 하면 후손들이 부모의 가족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인터뷰> 황춘홍(유전자 연구소 대표) : "당장은 사용하지 않더라도 사후에 다른 가족들, 남아서 생존하고 있는 가족들이 혈연관계를 증명해서 왕래할 수 있다면 통일이 좀 더 빨라지지 않을까."
정부는 지난해 천 2백 명에 이어, 올해 안에 만 명의 유전자 정보를 채취해 보관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윤지연입니다.
윤지연기자 (ae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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