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완 "침몰하는 배에서 학생 위해 힘썼던 선생님, 일선 경찰 등..진짜 베테랑들에게 감사.."

정시우 입력 2015. 8. 29. 13:07 수정 2015. 8. 29.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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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정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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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베테랑’을 통해 천만 감독 대열에 합류한 류승완 감독이 소감을 전했다.

영진위 통합전산망 집계 결과 ‘베테랑'(감독 류승완 제작 외유내강 배급 CJ엔터테인먼트)이 29일 오전 7시 30분 기준 누적관객수 1,001만 5,553명을 기록했다. 개봉 25일 만의 천만 관객 돌파다.

이를 기념해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와 제작사 외유내강 측은 이날 류승완 감독과의 1문 1답 인터뷰를 공개했다. 그의 소감을 전한다.

Q. 최초로 천만 관객을 돌파하였는데 소감이 궁금합니다.
류승완:우선 ‘베테랑’을 사랑해주시고 응원해주신 관객 여러분들께 가장 먼저 감사드립니다. 이와 함께 ‘베테랑’을 위해 함께 땀 흘려 준 스태프들과 배우 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사실 평소 숫자 개념도 좀 무디고 희박한 사람인데 천만 관객이란 의미가 단지 흥행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솔직히 말씀 드리면 얼떨떨합니다. 이게 무슨 일인지… 겁이 나기도 하고 실제로 얼마 전부터 놀라서 그런지 뒷목 근육통에 시달리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을 그저 감사 해야겠죠. 제 인생에 이런 상황이 앞으로 언제 다시 올까요? 기쁘지만 들뜨지 않으려고 합니다.

차분히 상황을 지켜보며 관객 한 분 한 분의 감상을 살피며 여전히 제가 부족한 부분을 발견하고 다음 영화를 만들어가며 부족한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을 추스르고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관객 분들이 ‘베테랑’을 향해 쏟아주신 성원은 분명 저의 몫보다는 함께 땀 흘리고 호흡을 맞춘 수많은 스태프와 배우들의 공로 때문일 것입니다. 그들이 있었기에 전 저의 능력 안에서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었고, 현재의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었습니다. 여전히 또 다른 현장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내고 있는 진짜 ‘베테랑’ 스태프와 배우들이 여러분의 박수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뿐 아니라 ‘베테랑’을 만든 모든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기뻐하고 감사하고 있습니다. 이 분들을 대신해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Q. ‘베테랑’의 흥행 이유는 뭘까요.
류승완:우선 영화 내적으로 배우들의 호연을 인상 깊게 봐 주시는 것 같습니다. 황정민, 오달수, 장윤주, 오대환 등 형사 캐릭터들의 활약과 유아인, 유해진을 필두로 한 악당들의 활약, 그리고 아주 작은 역할까지도 그 상황 안에서 주인공이 되어 활약해 준 수많은 조연 배우들의 맹활약이 관객 분들을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두 번째로 우리가 응원할 수 있는 친근한 대상들이 빚어내는 웃음과 공분을 일으킬 행동을 하는 악인들의 행동이 일으키는 분노가 공감을 일으켰던 것 같습니다. 사실 소재 자체의 무거움에도 불구하고 많은 세대의 관객들이 이 영화에 공감하고 생각을 나누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좀 더 가볍고 명쾌한 방식의 구조를 활용하자 했는데 이것이 십대 관객부터 중장년층에 이르는 관객 분들까지 편안하게 보시면서 자연스럽게 주제에 대한 공감을 이루게 한 것 아닌가 생각됩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사건들을 연상시킬 수 있는 대목에서 저를 비롯한 제작진들이 많은 취재를 통해 사실적인 묘사를 하려고 노력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이야기가 가상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가 사는 세상 어디에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되게 만든 것도 한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어려울 수 있는 이야기를 쉽고 친근하게 풀어나간 저희의 의도를 많은 관객 분들께서 좋아해주신 것 아닌가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Q. 함께 작업한 스태프, 배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류승완:많은 인터뷰에서 말씀 드렸지만 제가 지금껏 만든 영화들 중에서 한 최상의 경험 중 하나였습니다. 호흡이 너무나 잘 맞아서 제가 할 일이 줄어들 정도였죠. 관객 분들께 감사함을 전하는 만큼 스태프와 배우분들 모두에게 저의 부족한 능력을 채워주신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Q. 이 외에 감사드리고 싶은 사람이 있으십니까.
류승완:‘베테랑’에 영감을 준 진짜 베테랑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침몰하는 배에서 학생들을 구하기 위해 힘썼던 선생님, 불이 난 건물에서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능력을 활용해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준 간판 전문가, 열악한 현장에서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애쓰는 소방관, 범죄와 싸우며 사우나에서 잠자기를 밥 먹듯 하는 일선 경찰들, 비리와 맞서기 위해,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진실을 파헤치는 기자들… 이외에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내며 남을 위해 봉사하는 많은 분들께 감사드리며 존경을 표합니다.

한편 이런 분들의 대척점에서 우리의 분노를 일으키는 수많은 범죄 권력자들과 많은 분들의 순수한 노고를 한 순간에 무너뜨리는 부정부패 세력들이 부끄러움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Q. ‘베테랑 2’에 대한 계획은요?
류승완:아직은 아이디어 정리 단계라 말씀 드릴 수 있는 무언가가 나온 것은 아닙니다. 다만 우리의 서민 영웅 서도철과 반원들이 있으니 이들이 주인공으로 활약할 것은 사실이며 관객 여러분들 가려운 곳을 속 시원히 긁어줄 만한 대상을 찾고 있습니다. 아주 험악한 범죄집단이 그 대상이 될 수도 있고, 보다 더 지능적이고 접근하기 힘든 누군가가 대상이 될 수도 있겠지요. 지금은 정확히 어떻게 진행되고 있다라고 말씀 드리기 힘든 상황입니다. 다만 지금보다 훨씬 매력적인 ‘베테랑’ 시리즈를 만들 자신이 없다면 시작하지 않을 것입니다.

Q. 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 감사의 인사 부탁드립니다.
류승완:다시 한 번 관객 여러분들의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저와 ‘베테랑’에 관여한 모든 사람들의 인생에서 어쩌면 두 번 다시 경험하지 못할 수도 있는 귀한 선물을 관객 분들로부터 받고 있습니다. 이 감사함을 보답하기 위해 더 나은 영화를 만들어 찾아뵙겠습니다.

부족한 점 많지만 격려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한편의 영화가 세상을 바꾸기는 매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편의 영화가 한 사람의 생각을 바꿀 수는 있다고 믿습니다. 저희가 만든 이 영화가 여러분의 삶에 조금이나 위안이 되시고 즐거운 경험이 되셨다면 그것으로 저희는 너무도 큰 선물을 받은 셈입니다.

반면 ‘베테랑’의 부족한 부분에 아쉬움을 느끼신 관객 분들도 있다는 것을 압니다. 부족한 부분에 대한 많은 의견들을 살피며 앞으로 조금 더 나아갈 수 있는 영화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너무 과분한 사랑을 다시 돌려드릴 방법은 더 좋은 영화를 만드는 길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다시 한 번 천만 관객 동원을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관객 한 분의 마음속에 깊이 각인될 수 있는 영화를 만들려고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고개 숙여 감사의 마음 전하며 이제 저는 다음 작품을 준비하려고 합니다. 올 여름 관객 분들 때문에 너무나 행복한 여름을 보냈습니다. 이제 조용히 뒤로 물러나 여러분들의 성원에 보답할 더 좋은 작품을 위해 묵묵히 새로운 여행을 떠나려 합니다. 더 나은 모습을 찾아 뵐 때까지 ‘베테랑’을 사랑해주신 많은 관객 분들 모두에게 평안과 행복이 깃들길 바랍니다.

정시우 기자 siwoorain@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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