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12년만에 희생번트를 한 이유는.."

2015. 8. 2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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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창원, 이상학 기자] "나도 어색해서 웃음이 나왔다".

한화 4번타자 김태균(33)은 지난 27일 마산 NC전에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플레이를 했다. 0-0 동점으로 맞선 6회초 무사 1·2루 찬스, 김태균은 NC 투수 에릭 해커의 초구에 기습적으로 번트를 댔다. 당황한 NC 포수 김태군은 3루로 송구했으나 주자 정근우보다 었다. 김태균의 희생번트가 야수선택으로 연결, 무사 만루 찬스가 만들어졌다.

김태균이 희생번트를 댄 것은 지금으로부터 무려 12년 전 일이다. 데뷔 3년차 시절이었던 2003년 4개의 희생번트를 기록한 바 있다. 2002년 첫 희생번트를 성공한 데 이어 2003년 4개를 더해 통산 희생번트 5개의 김태균이 무려 12년 만에 갑작스럽게 번트를 댄 것이다. 그것도 벤치 사인이 아닌 스스로의 판단에서였다.

보통 보내기 번트를 댈 때에는 미리 배트를 반 토막으로 잡으며 준비 동작을 취하기 마련이다. 김태균은 상대 수비가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동작에 기습적으로 번트를 했다. 타석에 들어서기 전부터 평소보다 타격 자세가 조금 높았는데 번트를 위한 것이었다. 번트가 포수 김태군 앞에 원 바운드됐지만 결과적으로 올 세이프 됐으니 성공적이었다.

김태균은 "선발 로저스가 잘 던지고 있는데 점수가 나지 않는 상황이었다. 팀이 순위 싸움에서 중요한 경기였고, 일단 선취점을 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지금은 나 개인보다는 팀이 이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번트 이후 1점을 냈지만 결과적으로 팀이 졌으니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희생번트 한 것이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너무 오랜만이라 나도 어색했다. 1루에 살고 난 뒤에는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며 "앞으로도 상황이 되면 번트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팀이 승리하기 위해선 번트가 아니라 그 어떤 플레이도 못할 게 없다"라는 말로 결의를 나타냈다.

김태균의 깜짝 번트는 팀 동료들에게도 상당한 메시지를 던졌다. 정현석은 "우리 4번타자도 저렇게 번트를 대고 하는데 나는 팀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다. 공에 맞고서라도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김태균의 솔선수범 리더십이 희생번트에 담겨있다.

주장 김태균의 리더십은 끝내기 이후 동료들에게 맞을 때에도 잘 나타난다. 김태균은 "내가 맞아야 우리 선수들이 더 웃고, 팀 분위기도 살아난다. 팀을 위해서라면 후배들의 장난도 상관없다"며 "특히 (이)용규가 장난을 많이 치지만 난 때리지 않겠다. 내가 때리면 용규는 한 방에 갈 것이다"고 웃었다. 팀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할 줄 아는 주장, 그게 바로 김태균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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