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기관의 눈먼돈 8800억원 특수활동비" 어디에 숨어있나?

김영석 기자 입력 2015. 8. 29.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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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열릴 예정이던 국회 본회의가 예산결산심사특별위원회 내 특수활동비 개선소위 설치 여부를 둘러싼 여야의 대치로 무산되자, 특수활동비가 무엇이며 왜 문제가 된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 편성된 각 부처의 특수활동비는 8천8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00억원 이상 늘었다.

기재부가 발간한 '예산 및 기금 운영계획 지침'에 따르면 특수활동비는 '정보 및 사건수사와 그밖에 이에 준하는 국정 수행활동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라고 규정돼 있다.

각 부처가 개별업무 특성에 따라 집행하며, 특히 감사원 지침에 따르면 다른 예산과는 달리 집행 때 영수증을 생략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사용처 보고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눈먼 돈', '쌈짓돈'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특수활동비 논란이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야당이 예산 심의 과정에서 국가정보원 등 권력기관의 특수활동비가 불법적인 정치 활동에 악용되고 있다며 삭감을 요구하기 시작하면서다.

그러던 중 올해 5월에는 홍준표 경남지사가 '성완종 리스트' 의혹을 해명하면서 여당 원내대표이자 국회 운영위원장 당시 받은 국회 대책비 중 일부를 생활비로 썼다고 말하면서 파문을 일으켰다.

때마침 '입법로비' 사건으로 재판을 받던 새정치연합 신계륜 의원도 상임위원장 직책비를 아들의 유학비로 썼다고 진술하면서 특수활동비 유용 문제에 대한 비난여론은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갔다.

이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특수활동비 사용을 모두 카드로 (쓰는 것으로만) 제한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새정치연합은 '특수활동비 제도개선 대책단'을 꾸리는 등 여야는 앞다퉈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번 소위 구성 제안이 이같은 취지의 연장선상이라면서, 소위 구성을 통해 특수활동비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여당 당대표도 동의한 특수활동비 개선방안을 마련하자는데 왜 여당이 반대하는 것인가"라며 "투명한 예산사용 공개는 국민적 요구"라고 주장했다.

이어 "새누리당은 이 문제를 국정원 등 특정기관에 국한해 생각하는데, 왜 그렇게 바라보는지 모르겠다"며 "특수활동비 문제는 국회를 포함해 모든 공공기관에 다 해당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야당의 이같은 주장의 배경에 국가정보원 해킹의혹의 불씨를 살리려는 목적이 있다고 보고 있다.

예결위 여당 간사인 김성태 의원은 이날 정기국회 대책회의에서 "특수활동비 대부분은 국정원 예산"이라며 "전 세계 어느 국가도 국가정보기관의 예산을 특수활동비로 잡지 않은 곳이 없다. 특수활동비는 예외적으로 현금 지출과 비밀 유지를 위해 비공개 처리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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