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테임즈? 그는 확실한 '노력파'다

박은별 2015. 8. 29.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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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NC다이노스
[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NC 테임즈가 한국 프로야구 역사를 다시 썼다.

29일 마산 한화전에서 3회말 시즌 30호 도루에 성공, 한국 프로야구 사상 15년 만의 30홈런-30도루(30-30)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역대 KBO 8번째 기록. 2000년 박재홍(현대) 이후 15년간 명맥이 끊겼던 그 기록을 테임즈가 이뤄냈다. 여기에 역대 5번째 30홈런-30도루-100타점도 달성했다. 앞서 올시즌 최초로 한 시즌 두 번의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한 주인공도 테임즈였다. 테임즈에게 2015년은 말 그대로 기록의 풍년이다.

KBO리그 2년차. 사실 ‘2년차 징크스’라는 말이 있을만큼 대부분 선수들은 리그 2년째 남모를 어려움을 겪곤 한다. 패기와 열정으로 중무장했던 첫 시즌과 달리 2년차엔 조금은 여유로워지고 상대의 철저한 분석까지 더해져 주춤하는 선수가 꽤 많았다.

그러나 테임즈에겐 예외다. 더욱 무서운 괴물이 되어가고 있다. 테임즈는 28일 현재 타율 1위(3할7푼1리), 홈런 2위(38개), 타점 2위(110점), 득점 2위(106점), 안타 5위(140개), 출루율 1위(4할8푼4리), 장타율 1위(7할8푼) 등 주요 공격 지표에서 모두 상위권에 올라있다. 벌써부터 그를 시즌 MVP로 꼽는 관계자들도 생겼을 정도로 그가 프로야구에 준 임팩트는 상상 그 이상이었다.

이미 능력만큼은 인정받았던 테임즈다. 2008년 MLB신인드래프트를 통해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지명된 후 더블A에서 맹활약하며 대형 유망주로 촉망받던 선수. 메이저리그 경력까지 갖춘 선수였다.

하지만 그의 성공적인 KBO리그 적응에 더 큰 힘을 실어준 건 능력보다 열정에 있었다. 동료선수들은 테임즈를 두고 “정말 노력을 엄청나게 많이 하는 선수”라고 말한다.

많은 외국인 투수와 타자들이 KBO리그를 거쳐갔다. 성공한 외국인 선수들도 많지만 그보다 실패한 선수들도 많았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한국 프로야구에 대한 안일함에 있었다. 노력? 능력과 타고난 재능을 더 믿었던 선수들이 꽤 있었다. 하지만 KBO리그는 그들에게 그리 호락호락한 리그가 아니었다.

테임즈는 지난해 KBO리그 데뷔 첫 해 좋은, 아니 훌륭한 성적을 거뒀다. 타율 3할4푼3리에 37홈런, 그리고 121타점. 그는 가장 화려한 성적을 보여준 외국인 선수였다. 그 정도면 2년차엔 여유를 갖고 해도 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는 일. 하지만 테임즈 생각은 그게 아닌 모양이었다.

팀 고참 손시헌은 일화 하나를 이야기했다. “원정을 가기 위해 버스를 타야하는데 테임즈가 연습을 좀 더 하느라 팀이 기다린 적이 있었다. 경기 후 자신의 플레이가 맘에 들지 않았는지 실내 연습장에서 혼자 연습을 하더라. 물론 가야하는 상황이긴 하지만 그런 테임즈를 아무도 말릴 수 없었다. 안타를 못치고 결과가 안좋은 날엔 혼자 자책도 많이 한다. 승부욕도, 열정도 정말 많은 선수다”고 했다.

많은 선배들과 후배, 외국인 선수들을 겪어본 고참들의 생각은 다르지 않았다. 이호준 역시 거들었다. “테임즈는 연구를 정말 많이 하는 선수다”라고도 했다.

이미 KBO리그 모든 투수들을 꿰뚫고 있다는 것이 이호준의 말이었다. 구단이 전해 준 분석 자료조차 제대로 보지 않는 외국인 타자들도 있지만 테임즈는 여기에 TV 등을 통해 본 자신의 전력분석까지 더했다. 사실 우리나라 타자들도 모든 투수들을 다 알기란 쉽지 않은 일. 그는 잘 칠 수 밖에 없었다.

테임즈는 ‘천재형 선수’라기보다 ‘노력형 선수’에 더 가까웠다. ‘2년차’ 테임즈의 승승장구엔 확실한 이유가 있었다.

박은별 (star842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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