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육상> 신장이식수술 나흘 앞두고 동메달 따낸 메리트

입력 2015. 8. 29.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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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 안고 뛰고도 남자 110m허들 동메달..9월 2일 수술 예정
(베이징 AP=연합뉴스) 아리에스 메리트(미국)가 신장 이식 수술을 나흘 앞둔 28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제15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10m허들 결승전에서 동메달을 따낸 뒤 기뻐하고 있다.

통증 안고 뛰고도 남자 110m허들 동메달…9월 2일 수술 예정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아리에스 메리트(30·미국)의 신장 기능은 20%도 남지 않은 상태였다.

메리트는 남자 110m허들 예선을 통과한 뒤 "다음 라운드에 뛸 수 있을까"라고 걱정했고, 준결승이 끝난 후에도 "이젠 정말 못 뛰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28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제15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10m허들 결승에 나섰고, 13초04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메리트는 동메달을 따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남자 110m허들 금메달리스트이자 이 종목 세계기록(12초80) 보유자인 메리트의 명성을 생각하면 3위는 만족스럽지 않은 성적일 수 있다.

하지만 그의 몸상태를 살펴보면 기적과 같은 결과다.

미국 NBC스포츠는 "메리트는 9월 2일(한국시간) 신장 이식 수술을 받는다"고 알리며 메리트의 사연을 전했다.

베이징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나서고자 수술 날짜를 9월로 미뤘다. 의사는 "대회에 출전해도 제 기량을 발휘하기 어렵고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고 메리트를 말렸다.

하지만 메리트는 "뛸 수 있는데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대회 출전을 감행했다.

2012년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고, 세계기록까지 세운 메리트는 2013년 모스크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6위에 그쳤다.

허벅지 부상이 있긴 했지만, 평소보다 회복이 더디고 피로가 쌓이는 증상에 메리트는 "내 몸에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대회를 마친 메리트는 정밀검진을 받았고 '희귀성 유전자 결함으로 신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의사는 "현역으로 뛰는 건 무리"라며 "최대한 빨리 신장 이식 수술을 받고 정상인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장 기증자도 나타났다. 그의 여동생 라토야 허바드다.

하지만 메리트는 "2015년 베이징 대회를 끝내고 수술을 받겠다"고 고집을 피웠다.

메리트는 "수술을 받은 뒤 회복 기간을 계산해보니 베이징 대회에 나서기 어려울 것 같았다"며 "수술 날짜를 베이징 대회 뒤로 미뤘다"고 설명했다.

메리트가 결승을 치르는 날, 여동생 허바드는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역주하는 메리트의 모습을 지켜봤다.

하바드는 "메리트는 고통으로 잠을 못 이루고, 때론 걷기조차 힘들어했다. 그런데 이렇게 열심히 달려 동메달을 땄다"고 감격해하며 "메리트가 달리는 걸 볼 때마다 눈물이 난다"고 했다.

메리트는 미국으로 건너가 수술 준비를 한다. 수술 후 그의 목표는 '트랙에 돌아오는 것'이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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