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롯데 지배구조 대수술..증시도 들썩들썩

강현창 기자 2015. 8. 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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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의 법정다툼 2차전에서 또다시 승리한 7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물산 사옥에서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2015.7.7/뉴스1 /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News1

(서울=뉴스1) 강현창 기자 = 삼성과 롯데 등 국내 굴지의 그룹사들이 지배구조를 손보기 시작하면서 증시에서도 대규모 판도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최근 증권가에서는 각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대한 정보수집에 집중하는 한편, 이미 공개된 관련 이슈의 수혜를 분석하기에 여념이 없다.

◇ "제일모직 과소평가 말라…삼성의 핵심으로 떠오를 것"

이들이 우선 주목하는 곳은 최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성사시킨 삼성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의 이번 합병은 단순하게 양 회사의 합병보다는 향후 제일모직을 지주회사로 만들어 다른 자회사를 거느리게 하는 첫걸음을 시작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그 과정에서 여러가지 시나리오가 나올 수 있지만 최종 목적은 제일모직의 확고한 기반확보라는 얘기다.

이 계획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삼성전자다. 제일모직이 삼성그룹의 지배력을 다지려면 삼성전자의 지분확보가 관건이 된다.

삼성전자는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은 물론 대부분의 삼성그룹 계열사 지분을 가지고 있어 지배구조의 핵심이 되는 회사다.

그러나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약 160조원 수준으로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다. 시총 20조원을 겨우 넘기는 제일모직이 품기에는 너무 크다.

이에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인적분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삼성전자를 작은 시총의 지주부분과 큰 시총의 사업부분으로 나누고, 지주부분이 사업부분을 지배하게 한 뒤 이를 다시 제일모직이 지배하는 구조로 갈 것이란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인적분할 이후 궁극적으로는 제일모직과 삼성전자 지주부문이 합병함으로써 삼성전자 사업회사 지분을 비롯한 삼성그룹 대부분의 회사 지분을 충분히 확보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며 "그렇다면 제일모직이 삼성그룹의 지주회사로서 브랜드 로열티뿐만 아니라 배당수익 증가의 최대 수혜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전략은 최근 삼성물산과의 합병과정에서 지적된 양 회사의 가치차이에 대한 해답도 될 수 있다. 삼성물산은 제일모직과의 합병 과정에서 엘리엇과 일성신약 등 국내·외 주주들로부터 회사의 자산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삼성물산이 제일모직보다 훨씬 큰 회사인데 흡수당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향후 제일모직이 삼성의 지주사로 등극하는 시나리오가 펼쳐진다면 더 큰 그림을 보고 투자를 결정했다는 국민연금 등 합병찬성파에 충분한 명분을 주게 된다.

이제 증권가에서는 그룹내 지배구조 개편의 다음 재료로 쓰일 곳은 삼성SDS로 보고 있다.

삼성SDS의 경우 삼성전자와의 합병이라는 카드는 전부터 전문가들로부터 예상되던 바였다. 그러나 세부적인 시나리오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으로 밑그림이 어느 정도 그려진 뒤에야 의견이 모아지는 중이다. 삼성SDS가 삼성전자의 지주부문과 합병하거나 아니면 제일모직과 바로 합병하는 안이 가장 유력하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만약 삼성SDS가 현재의 삼성전자와 합병한다면 주주인 제일모직과 이재용 부회장 등이 삼성전자에 대해 가질 수 있는 지분 증가분은 미미하기 때문이다.

◇ "롯데쇼핑, 자회사 가치 남다를 것…상장 앞둔 호텔롯데도 주목"

다음은 롯데다.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삼성보다도 거칠게 이뤄질 전망이다. 비상장된 자회사가 많은 데다가 불투명한 지배구조 속에 문제가 되는 순환출자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대대적인 작업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이 머무르고 있는 곳으로 알려진 롯데호텔. 2015.7.31/뉴스1 / (서울=뉴스1) 변지은 인턴기자 © News1

최근 신동빈 롯데 회장은 실질적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를 상장하고, 416개에 달하는 순환출자 고리도 연내에 80% 이상 해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6일에는 이를 위해 지배구조 개선 TF를 발족하고 본격적인 개편작업에 착수했다.

롯데가 호텔롯데를 상장하려는 것은 이 회사가 복잡한 그룹의 지배구조를 풀어내는 핵심회사이기 때문이다. 호텔롯데는 롯데정보통신과 롯데쇼핑, 롯데물산, 롯데하이마트, 롯데제과, 롯데푸드, 롯데케미칼, 롯데알미늄, 롯데칠성, 롯데손해보험, 롯데건설, 롯데리아, 롯데닷컴 등 주요 그룹계열사의 지분에 대부분 참여한 사실상의 지주사다.

현재 비상장회사인 호텔롯데가 한국증시에 상장될 경우 최근 경영권 분쟁과정에서 지적된 일본회사라는 비난도 어느 정도 희석이 가능한 상황이다.

공식적으로 상장을 천명한 호텔롯데에 이어 주목할 곳은 호텔롯데와 2세들의 지배하에 있는 롯데쇼핑이다. 롯데쇼핑은 이미 상장한 곳이지만 문제는 그 계열사다.

롯데쇼핑은 롯데하이마트와 롯데카드, 롯데푸드, 롯데캐피탈, 롯데알미늄, 롯데역사, 롯데리아, 코리아세븐, 롯데닷컴 등에 지분을 가지고 있다.

특히 대주주일가가 직접 지분을 가지고 있고 롯데알미늄을 거쳐 순환출자구조가 발생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계열사의 지분정리가 절실한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호텔롯데와 롯데쇼핑이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지분을 둘 중 한 곳에 몰아주는 시나리오를 유력하게 예상하고 있다. 이후 두 회사의 합병까지도 점칠 수 있는 시나리오다. 두 회사가 동시에 지분을 보유한 회사는 롯데푸드와 롯데캐피탈, 롯데알미늄, 롯데리아, 롯데닷컴 등이 있다.
김종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궁극적으로는 두 회사의 합병 이후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하여 지주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할 가능성이 크다"며 "롯데카드, 롯데캐피탈, 롯데손해보험 등 금융 계열사들은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 법안에 따라서 그 행보가 달라 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롯데쇼핑의 경우 그동안 지배구조 개편과는 무관하게 주가가 움직이면서 PBR이 낮게 형성된 상황"이라며 "그러나 지배구조 변환의 핵심회사 위치로 인하여 보유 지분가치 등이 부각될 수 있으므로 수혜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h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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