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포커스] 몸집 불리는 트럼프.. 고개 드는 '힐러리 필패論'

취재/(워싱턴)윤정호 특파원 2015. 8. 29.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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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인사들 “힐러리, 본선서 트럼프에 승리 헌납” 우려

공화당과 민주당은 내년 상반기까지 당내 토론회와 지역별 경선을 거친 뒤 7월 전당대회에서 각각 후보를 확정한다. 2020년까지 미국을 이끌어갈 대통령을 뽑는 본선은 11월 8일 치러진다.

2016년 대통령 선거에서 무조건 이길 것처럼 보였던 민주당이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당내 유력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지지율은 연일 추락하는데, 힐러리 캠프가 제대로 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가 주지사, 연방 의회 의원, 법률가 등 민주당 내 유력 인사 75명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에서 대부분은 힐러리가 내부 경선에서는 이기고 본선에서 승리를 공화당에 헌납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7일(현지 시각) 공개된 퀴니피액대학의 여론조사에서 힐러리는 당내 지지율은 조 바이든 부통령이나 버니 샌더스(무소속) 상원 의원보다 높았다. 하지만 공화당 후보들과의 가상 대결을 보면 상대적으로 약체였다. 공화당 내 1등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와의 가상 대결에서 힐러리는 4%포인트를 이긴 데 비해 바이든은 8%포인트 차로 트럼프를 따돌렸다. 젭 부시 전 플로리다주지사, 마크 루비오 상원 의원과의 가상 대결에서도 바이든이 힐러리보다 격차를 더 늘렸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민주당 내 버락 오바마 대통령 후원자들은 바이든의 출마를 기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힐러리가 이미 600억원이 넘는 선거자금을 모았지만, 바이든이 경선에 뛰어드는 순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쯤 되면 2007년 대선 후보 경선에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쌓아 놓은 조직과 영부인 출신이라는 프리미엄 등으로 선거 초반 대세론을 형성하다 신예 버락 오바마 당시 상원 의원에게 치명타를 맞고 주저앉았던 악몽이 떠오를 법하다. 당시 선거는 연령, 인종, 성별로 확연히 갈렸다. 오바마는 젊은 유권자와 흑인, 고학력 백인 남성의 지지를 받았고, 힐러리는 여성, 중장년층, 히스패닉, 고졸 백인 남성의 지지를 얻었다. 당시 오바마는 ‘여성 대통령’의 한계를 건드리며 힐러리 측을 자극하기도 했다.

그러나 힐러리의 약점은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당시 불법 이민 대책 같은 주요 정책에 대해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였던 게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번에는 이메일 게이트에 소극적으로 대체하면서 의혹만 키웠고, 선거운동 초반 언론 인터뷰 등을 기피하면서 ‘신비주의’로 나선 것이 오히려 독이 됐다.

그 결과 퀴니피액대학 조사에서 유권자의 61%가 힐러리가 정직하지 않고 신뢰할 수 없다고 답했다. 지난 7월 조사 때의 57%보다 높아진 수치다. 힐러리에 대해 비판적 견해를 가지고 있다는 응답도 51%나 됐다. 더 큰 문제는 ‘힐러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뭐냐’는 질문에 ‘거짓말쟁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정직하지 못한’ ‘신뢰할 수 없는’이란 단어가 뒤를 이었다. 반면 바이든에 대해서는 ‘호의적’이라는 응답이 48%, ‘비호의적’이라는 응답이 39%였다.

자신에 대한 비호감이 늘면서 힐러리도 마음이 급해졌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이메일 게이트에 대해 잘못했다는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지난 26일 아이오와주(州) 유세에서 “최선의 선택은 아니었다. 공적인 업무를 개인 이메일로 처리한 것에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지율 하강 추세가 확연한 상황에서 너무 대응이 늦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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