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급 접촉 이후] 北 해임 黨군사위원은 누구·왜?.. 지뢰·포격 도발 지휘라인 숙청 가능성

강준구 기자 2015. 8. 29.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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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명단은 안 밝혀졌지만 '지뢰 도발' 배후 김영철 교체 가능성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당 중앙군사위원회를 개편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및 포격 도발 지휘라인 등 대남 강경파 경질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대남 도발로 북한 정권 전체가 궁지에 몰린 데 대한 책임을 묻고, 대남 정책 기조를 전환하기 위한 준비작업일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 북한’의 태도 변화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최고지도자인 김 제1비서가 “북남이 화해와 신뢰의 길로 들어섰다”고 밝힌 것은 앞서 북한군 서열 1위인 황병서 총정치국장, 김양건 노동당 대남비서의 발언과는 차원이 다르다. ‘화해와 신뢰’는 박근혜 대통령이 밝혀온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핵심을 관통하는 키워드여서 의미가 남다르다.

◇지뢰 도발 지휘라인 숙청 가능성=김 제1비서는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를 소집해 일부 위원들을 해임·임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 명단은 나오지 않았지만 남북 고위급 접촉에 대한 평가가 행해진 만큼 이에 따른 문책 인사 가능성이 나온다.

이번 도발을 주도한 인물로는 김영철 정찰총국장이 거론된다. 김영철은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지난해 미국 소니 해킹 사건 등의 배후로 꼽힌다. 따라서 중앙군사위원인 김영철이 교체됐을 경우 북한 지도부가 공식적으로 이번 사태 책임자를 경질한 셈이 된다. 목함지뢰 도발 역시 그의 지휘 아래 강경파인 김상룡 2군단장이 주도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김상룡은 아직 당내 지위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작전권을 총괄 지휘하는 이영길 총참모장도 최근 남북 간 군사 대치를 격화시킨 인물로 여겨지지만 이번 회의에 참석해 해임 대상은 아니라는 평가다.

‘타이밍’이 의심스럽긴 하지만 단순한 조직 재정비일 것이란 해석도 있다. 신변에 변동이 생긴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었던 최룡해 총정치국장과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등의 공백을 채위기 위한 일반적 인사일 수 있다는 것이다. 최룡해가 맡았던 총정치국장 자리는 황병서가 물려받았고, 현영철은 지난 4월 숙청됐다.

◇북한 태도변화, 왜?=이번 남북 합의에 대한 북한의 평가는 형식과 내용면에서 모두 과거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회담 당사자였던 황병서가 지난 26일 조선중앙TV에 나와 합의정신을 적극 이행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바로 다음날 김양건 비서가 다시 “평화와 안정, 화해와 협력을 위한 극적 전환의 계기”라고 하더니 28일에는 김 제1비서가 직접 “북남관계의 중대한 전환적 계기”라고 밝혔다. ‘화해’ ‘신뢰’ ‘협력’ ‘귀중한 합의정신’ 등은 그동안 북한이 사용하기를 극히 꺼려온 단어들이다.

북한은 남북 합의를 평가하며 형식적으로도 심혈을 기울였다. 황병서와 김양건은 각각 주민 담화와 언론 인터뷰 형식을 빌렸고, 김 제1비서는 중앙군사위 확대회의를 소집해 발언했다.

이런 북한의 태도 변화는 우선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해야 한다”는 우리 정부 스탠스를 고려한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는 5·24조치 논의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자 속도조절을 주문했고, 이에 북한이 진정성을 거듭 드러내며 ‘어필’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지뢰 도발을 계기로 등을 돌리는 등 국제적 고립도 뼈아프다.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주최한 국제 학술회의에서 “북·중 관계에 질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중국은 북한의 도발을 편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남북관계 개선 없이는 북·미, 북·중 관계 회복도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북한 지도부가 했을 개연성이 크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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