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수백명 또 목숨 잃어.. '쿼터제' 재부상

임세정 기자 2015. 8. 29. 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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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로 향하던 배 전복 짐칸에 있던 200여명 숨져.. 고속도로 냉동트럭서 시신 71구 나와
27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동부 파른도르프 지역의 고속도로에 세워진 냉동트럭에서 난민 시신 71구가 발견돼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왼쪽). 인근 국가인 헝가리 번호판을 달고 있던 이 차량은 난민 브로커가 소유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전날 지중해에서는 난민을 싣고 가던 3척의 보트가 표류해 국경없는의사회와 스웨덴 해안경비대가 구조에 나섰으나 50여명이 짐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신화·AFP연합뉴스

리비아 해안을 출발해 이탈리아로 가던 난민선들이 27일(현지시간) 지중해에서 전복돼 시리아, 방글라데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 출신의 난민 200여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영국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2척의 배는 각각 50명과 400명가량의 난민을 태우고 리비아 북서부 주와라를 떠났으며 난민들은 대부분 짐칸에 타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국경없는의사회 대변인은 “40구의 시신이 난파된 배 안에서 발견됐고 160구가량은 물 위로 떠올라 있었다”면서 “불빛이 충분치 않아 아직 많은 시신들이 바다에서 수습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전날에도 리비아 연안의 난민선 3척에서 5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올해 지중해를 건너다 숨진 난민의 수는 2500명을 넘었다.

같은 날 헝가리에서 오스트리아로 넘어가는 고속도로에서는 난민 브로커의 차량으로 보이는 냉동트럭에서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패한 난민들의 시신 71구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이들은 버려진 트럭 안에서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오스트리아 부르겐란트 경찰은 28일 이들 가운데 1∼2세 여아 1명, 8∼10세 남아 3명 등 아동 4명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또 도주한 트럭 운전자 등 3명의 불법 난민 브로커를 붙잡아 헝가리에서 구금한 채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헝가리에서 오스트리아로 이어지는 A4 고속도로에는 최근 이들처럼 냉동트럭 뒤에 무더기로 실려 먹고 마시거나 화장실도 가지 못한 채 며칠씩 쉬지 않고 달려 유럽에 입성하려는 난민들이 급증하고 있다. 자동차는 검문 대상이기 때문에 주로 밀폐된 냉동트럭이 이용되고 있다.

돈을 버는 데 혈안이 된 난민 브로커들은 “숨을 못 쉬겠다”는 난민들의 호소를 무시하고 국경을 넘은 뒤 모든 금품을 강탈하고 아무 곳에나 내다버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외신들이 전했다.

유럽연합(EU) 주요 회원국들과 서부 발칸국가 정상들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의를 열고 난민 수용 할당제(쿼터제)를 다시 논의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회의에서 “오스트리아 사건은 유럽이 연대의식을 가지고 난민 문제를 빨리 해결하라는 경고”라면서 “세계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회원국들이 공평하게 부담을 나누기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스페인과 헝가리 등 일부 국가는 지난 6월 회담에서 쿼터제를 거부한 바 있다. 요하네스 한 EU 확대담당 집행위원은 “쿼터제에 대한 저항이 줄고 있다”면서 “최근 양상을 볼 때 EU 28개 회원국은 쿼터제를 수용할 준비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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