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취업 시즌, 20대들은 지금?

2015. 8. 28.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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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홍대] 다가오는 취업 시즌, 20대들은 지금?-대학내일 20대 연구소 임희수 연구원

[YTN 라디오 '최영일의 뉴스! 정면승부']■ 방 송 : FM 94.5 (18:10~20:00)■ 방송일 : 2015/08/28(금)■ 진 행 : 최영일 시사평론가

◇앵커 최영일 시사평론가(이하 최영일): 지난 주 라디오홍대 시간에는요. 취업을 하기 위해 스펙 쌓기에 여념이 없는 고달픈 20대들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오늘은 좀 더 심층적으로 취업을 위해 고군분투 하는 20대들에게 나타나는 다양한 현상들을 알아보는 시간 갖도록 합니다. 대학내일 20대연구소 임희수 연구원 연결돼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대학내일 20대 연구소 임희수 연구원(이하 임희수): 예. 안녕하세요.

◇최영일: 20대들이 취업을 위해서 만리장성 스펙 쌓기에 이어 이공계로 전공을 바꾸는 인문계생이 늘어나고 있다는데. 정말인가요?

◆임희수: 맞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공계 전공자가 인문계에 비해 비교적 취업이 잘되다 보니 인문계 전공자 사이에서는 이공계로 전과를 하거나 복수전공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스펙을 아무리 갖춰도 이길 수가 없으니 아예 전공을 바꾸는 것입니다. 최근 한국경제신문이 지난 5년간 서울대 공대의 복수전공자 선발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1년에 0명이었던 문과 출신이 올해는 22명으로 늘어났다고 합니다. 그 25명 중 22명이 컴퓨터공학부를 지망했고요. 다른 대학도 마찬가지입니다. 성균관대학교의 경우 문과 출신 공대 복수전공자는 2012년 5명에서 지난해 57명으로 늘었습니다. 이 중 67%에 해당하는 38명이 소프트웨어와 컴퓨터공학 관련 전공을 선택했다고 합니다.

◇최영일: 인구론(인문계 구십프로가 논다)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라는데요. 무슨 뜻인가요?

◆임희수: 네. 인구론은 인문계 출신 10명 중 9명은 논다는 뜻으로 인문계 전공자의 취업이 그만큼 어렵다는 현실을 아주 여실히 보여주는 말입니다. 실제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인문계 졸업생 취업률은 45.9%로 50%가 취업이 안 되고 있다고 합니다. 반대로 이공계열 졸업생의 취업률은 66.9%로 인문계 졸업생에 비해 약 20%가 높게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삼성그룹 하반기 공채 신입사원 전공을 살펴보니 80%가 이공계열이었다고 합니다. 이 같은 현실을 빗대듯 최근 취업시장을 반영한 취업신조어가 많습니다. '문과라서 죄송합니다'를 줄여서 '문송'이라고 하고요. 인문계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업이 잘되는 이공계생을 가리켜 '취업깡패'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최영일: 공대생과 인문계생의 사정이 다르듯, 취업준비생 사이에서도 이른바 고스펙과 저스펙의 간극이 존재 할 것 같은데요. 스펙은 말 그대로 구직자의 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참고 자료일 뿐일 텐데요. 기업들도 실제로 그렇게 말을 하고 있습니다. 스펙을 초월한 어떤 독특한 경험이 더 중요하다 이런 이야기도 하구요. 하지만 정작 20대들은 남들 이상의 스펙을 갖추지 않으면 불안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임희수: 네 그렇기 때문에 만리장스펙이라는 키워드가 나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겠죠. 지난주에 말씀드린 것처럼 8대 스펙, 9대 스펙과 같은 것들이 기업에 입사 지원할 때 필요한 가이드처럼 취준생들 사이에서는 당연히 준비해야 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매년 대학 졸업생은 사회로 쏟아지는데, 취업문은 좁고 경쟁하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하나라도 더 스펙을 갖춰야 하는 것입니다. 이러다 보니 쌓아야할 스펙이 자꾸 늘어서 스펙 기준이 상향평준화 된 것도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영일: 정부는 청년고용을 늘리기 위해서 창업 지원을 확대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20대가 선호하는 직업은 무엇인가요?

◆임희수: 대기업, 공기업, 공공기관을 가장 선호합니다. 기대수명이 길어지고 사회진출이 늦어진 만큼 20대는 안정적이고 오래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선호합니다. 그러다보니 공무원과 공기업을 준비하는 학원 앞은 늘 20대 취준생들로 붐비고 있습니다. 통계청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청년층 취업준비생의 34.9%가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1년 전 28%보다 거의 7% 정도 상승한 수치입니다.

◇최영일: 어렵게 취업을 했더라도 처음 취업한 회사에 내 뼈를 묻겠다! 이러기보다 경력을 쌓아서 더 좋은 곳으로 옮겨야겠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20대들이 늘고 있다고요?

◆임희수: 네. 이것도 취업시장이 불안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로 보고 있습니다. 취업난이 워낙 극심하다 보니 심리적 압박감을 느낀 취준생들이 계획에 없던 기업에 원서를 넣거나 일단 입사 후 취업 반수를 계획하는 것입니다. 어렵게 취업했지만 입사 후에도 취업 반수를 준비하는 직장인들의 스터디 모임이 취업준비 사이트에서 인기라고 합니다. 저희 대학내일20대연구소에서는 이것을 냄비취업이라는 키워드로 정의 내렸습니다. 최근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에서 조사한 결과, 구직자의 73.5%가 목표한 기업이 올 상반기 채용을 안 할 경우, 빠른 취업을 위해 다른 기업에 지원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에 대한 이유로는 경제적 압박, 구직활동을 길게 하고 싶지 않아서 등을 이유로 들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취업준비생의 기간이 길어지는 것이 불안해서 일단 묻지마 취업을 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사실 기업 입장에서는 매우 골치 아픈 일일 텐데요. 대졸 신입사원 교육 및 훈련에 드는 평균 기간이 18.3개월 대략적 비용이 6천만 원 정도라고 합니다. 이처럼 애써 뽑아놓고 비용을 들여 교육시켜놓으면 그만두고 다른 곳으로 가버리니 엄청난 손해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청년 실업률이 이미 두 자리 수를 돌파한 지금, 마냥 취업준비생으로 자신이 원하는 기업만 바라보고 있기에는 경제적 어려움이나 입사 지원시 경력 공백에 대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으므로 이러한 냄비취업도 구직자들에게는 취업빙하기를 타개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는 경유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최영일: 기업들이 신입사원을 뽑을 때 신입사원인 듯 신입사원 아닌, 다시 말해 경력직을 선호하는 것도 문제인 것 같아요.

◆임희수: 그렇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최근 기업에는 여러 회사를 이직하며 경력을 쌓아 30세가 넘어 다시 신입으로 입사하는 올드루키들이 지원하는 추세가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도 역량이 검증된 이들을 신입 연봉으로 채용할 수 있는 기회를 굳이 마다하지 않는 것입니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기업 451개사를 대상으로 '올드루키 선호 여부'를 조사한 결과 74.7%가 선호한다고 답했습니다.

◇최영일: 청년들이 이렇게 취업이 어렵다보니 군대로 몰리고 있다는데요. 입대하기도 힘들다고요?

◆임희수: 네. 입대로 어렵다고 합니다. 육해공군 평균 경쟁률이 5대 1정도 입니다. 특수한 분야는 경쟁률이 더 높아지는데요. 의무경찰의 경우, 이번 달 26명 선발에 80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려 31:1 정도의 경쟁률을 나타냈습니다. 이렇게 군 입대 경쟁률이 치열한 것에는 여러 가지 분석이 뒤따르는데요. 취업과 관련된 해석이 적지 않습니다. 경기 침체와 취업난 심화로 인한 20대 초반 입대자 수가 크게 늘었다는 병무청의 설명이 있습니다. 군 복무를 미리 해결해놓지 않으면 20대 중반 이후 취업 경쟁에서 엄청난 불이익을 받기 때문에 군 입대부터가 취업준비의 일환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일단 ROTC나 어학병 등 특기를 살린 병사는 취업스펙이 될 수 있어서 선호도가 높습니다.

◇최영일: 대기업들이 속속들이 하반기 채용 일정을 내고 있습니다. 20대들은 주로 취업 정보를 어디에서 얻고 있나요?

◆임희수: 취업 정보를 얻는 곳은 전공에 따라서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요. 문과생의 경우 취업포털이나 온라인 커뮤니티가 많았고, 이공계생의 경우 먼저 취업한 선배나 친구들로부터 얻는 것을 선호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전공을 살려서 취업하는 경우가 많은 이공계생의 경우 동종 업계에 먼저 취업한 선배들로부터 정보를 많이 얻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영일: 20대들이 가장 힘든 부분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인데요.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무엇일까요?

◆임희수: 청년취업 문제는 장기적인 플랜을 가지고 기업과 사회가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큰 문제입니다.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서 채용시장에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대기업, 공공기관에 편중된 취업 준비생들의 시선을 분산시키는 일도 필요하겠습니다. 기업의 수요와 취업준비생간의 시장 미스매치를 해결하는 일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사실 20대가 가장 힘든 것은 말씀하신 것처럼 답답한 터널 속에 있는 것 같은 불안함 때문입니다. 취준생에게 '눈만 높아서 취업을 못한다' 는 비난보다는 따뜻한 격려 한마디가 가장 필요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힘든 것은 그들의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최영일: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대학내일 20대 연구소의 임희수 연구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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