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광주박물관, 나라 빼앗긴 날에 축제 추진하려다 취소 물의

류형근 2015. 8. 28.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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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회 "역사인식 부족한 행사 관계자 질책해야"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국립광주박물관이 국권을 일제로부터 강탈당했던 경술국치일(1910년 8월 29일)에 난장축제를 추진하려다 광복회 등의 항의를 받고 뒤늦게 취소했다.

역사를 바로 알고 알려야 할 의무가 있는 국립광주박물관의 미숙한 역사인식에 대해 광복단체 등은 행사를 추진했던 관계자 등을 강하게 질책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28일 국립광주박물관과 광복회 광주전남연합지부 등에 따르면 국립광주박물관은 오는 29일 시민들이 소장하고 있는 문화예술품을 판매하는 프리마켓 형식의 '박장대소博場大笑'를 추진했다.

40개 문화관련 단체가 참가신청을 했으며 버스킹 공연을 기획해 참석자들과 판매자들이 어울리는 무대도 마련했다.

하지만 국립광주박물관이 이같은 행사를 105년 전 나라를 빼앗긴 치욕의 날인 경술국치일에 개막한다는 사실이 전해져 광복회는 강하게 항의한데 이어 성명서를 통해 연기를 촉구했다.

단체는 "국립광주박물관이 나라가 망한 날 105주년을 맞는 29일에 맞춰 문화예술작가와 어린이, 일반인이 즐길 수 있는 현대판 난장축제를 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주장했다.

또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들은 이날을 치욕의 날로 여기고 잊지 않기 위해 조기를 게양하고 찬죽을 먹으며 추념식을 거행하고 있으며 광주시도 지난해부터 조례로 제정해 나라 잃은 서러움을 되새기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도 국립광주박물관이 정의·인권·평화로 상징되어온 광주에서 난장축제를 개최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광복회 등의 항의가 잇따르자 국립광주박물관은 행사를 취소하기로 결정하고 홈페이지에 '취소 안내문'을 게시했다.

참석을 희망한 팀에도 전화로 취소 공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복회 관계자는 "국립광주박물관은 역사를 바로 알고 올바른 역사를 시민들에게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며 "이런 역할을 해야 할 국립광주박물관이 치욕의 날에 축제를 한다는 것 자체가 역사인식이 부족한 것이며 행사를 추진한 관계자 등을 강하게 문책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국립광주박물관 관계자는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문화예술품을 나누고 활성화하기 위해 행사를 추진했다"며 "광복회의 의견을 받아들여 행사를 취소했다"고 해명했다.

hgryu7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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