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늦게 아이가 아픈데'.. 굳게 닫힌 동네병원, 왜?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서울 용산구에 사는 워킹맘 이모(여·34)씨는 얼마 전 악몽같은 경험을 했다. 저녁식사 후 딸 아이가 갑자기 열이 38도까지 오르며 복통과 두통을 호소했다. 하지만 이미 동네의원은 모두 문을 닫은 시간이었다. 부랴부랴 차를 몰고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하지만 응급실은 응급환자들이 줄을 선 탓에 진료가 늦어졌다. 3시간 넘게 고통에 시달리는 아이를 보며 이씨 부부는 발만 동동 굴렸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대형병원 응급실 과밀화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평일 야간이나 휴일에 문을 여는 동네병원이 드물어 어쩔 수 없이 대형병원 응급실을 찾는 경우가 다반사다. 보건당국은 야간진료를 하는 동네병원에 진료비를 추가로 지원하는 등 야간진료 병원 확대를 위해 애쓰고 있지만 의료계 반응은 차갑다. 의료계에서는 야간 진료를 하는 동네병원에 대한 의료수가를 인상하고 의료비를 지원하는 진료시간을 변경하는 등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밤에 문열면 환자 1명당 6000원”
정부와 지자체는 현재 동네병원의 평일 야간이나 휴일 진료를 지원하기 위해 달빛 어린이병원, 소아 야간가산제 등을 운영 중이다. 대형병원으로 환자가 몰리는 현상을 완화하고, 가벼운 질환은 동네병원에서 치료받는 진료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차원이다. 그러나 참여하는 병원이 많지 않은데다 환자들마저 외면해 좀처럼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12년 3월 심야 소아진료(오후 8시~익일 오전 7시)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에 한해 진료비를 100% 가산해 지급하는 파격적인 조치를 내놨지만 야간이 소아 진료를 하는 동네병원은 오히려 줄고 있다. 이전까지는 야간 진료시 진료비를 30% 가산해 지급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올 5월 현재 소야 심야 진료에 참여해 의료비를 청구한 의원은 870곳으로 2012년 3월 1299곳에 비해 33%(429곳)나 줄었다. 같은 기간 병원급 의료기관 역시 365곳에서 290곳으로 20%(75곳) 감소했다.
서울시는 야간·휴일에 진료를 보는 동네병원에는 환자당 6000원씩을 시 재정으로 별도 지원한다. 지원 대상 진료시간은 평일 오후 7~11시, 토요일 3~6시, 일요일 오전 9시~ 오후 18시까지다. 그러나 이같은 지원에도 불구 야간이나 휴일에 문을 여는 동네병원은 2012년 45곳에서 2015년 8월 현재 46곳으로 단 1곳이 늘어나는데 그쳤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형병원 쏠림현상이 워낙 심해 야간에 문을 열어도 환자가 많지 않다”며 “업무 피로도에 비해 수익이 크지않아 동네병원들이 야간 진료를 꺼린다”고 말했다. 2012년 이후 서울시가 야간·휴일 진료 동네병원에 지원한 예산은 56억원이다.
◇야간진료, 수익은 커녕 인건비도 안나와
의료계에서는 ‘밤에도 문 여는 동네병원’을 늘리기 위해서는 진료비 인상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의사수 규정, 진료시간 연장 등 규정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보건당국은 소아 경증환자가 진료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인 ‘달빛어린이병원’을 연말까지 15곳 추가 지정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운영 중인 달빛어린이병원은 15곳이다. 달빛어린이병원으로 지정되면 월평균 1500만원(연 1억 800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받는다.
그러나 의료계의 반응은 냉담하다. 의료계 관계자는 “달빛어린이병원을 신청하려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3명과 최소 1명 이상의 간호사 및 간호조무사를 둬야 한다”며 “이를 충족할 수 있는 동네병원이 과연 몇 곳이나 되겠냐”고 반문했다.
김재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야간 진료때는 시간대별로 진료비를 현재보다 2~4배 올려야 한다”며 “8시부터인 야간진료 개시시간을 다른 병원들이 문을 닫는 6시로 앞당기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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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kidu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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