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표 놀이법, 퇴근 후 이렇게 놀아요

칼럼니스트 권성욱 입력 2015. 8. 28. 11:32 수정 2015. 8. 28.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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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도구가 없어도 아이와 잘 놀 수 있어요

[연재] 일 가정 양립을 꿈꾸는 워킹대디의 육아칼럼

지금은 많이 잊어버렸지만, 나은공주가 두돌 즈음일 때에는 모르는 동요가 없다고 할만큼 줄줄 외웠습니다. 집사람이 산 동요책 중에는 귀여운 캐릭터의 율동 그림이 그려져 있는 책이 있었습니다. 이걸 틈틈이 외운 다음 퇴근 후에 나은공주와 함께 노래와 율동을 했습니다. 비록 저도 꽤나 음치, 몸치이지만 아빠의 어설픈 몸짓, 발짓을 부지런히 따라하는 딸의 모습이 너무 귀여웠습니다. 요즘은 가끔 국민 동요 레딧고를 함께 부르기도 합니다.

많은 엄마들은 남편이 아이에게 무관심하다며 섭섭하게 생각하지만, 솔직히 하루종일 직장에서 일에 치이다 집에 돌아온 아빠들에게 아이의 놀이 상대란 결코 만만한 일은 아닙니다. 특히 뭔가 조금 복잡한 도구가 필요로 하는 놀이는 피곤에 찌든 아빠로서는 보는 것만으로도 "다음에 하자"는 말이 절로 나오게 합니다.

하지만 오늘날 그토록 강조하는 창의성이란 다름아닌 유아기에 엄마, 아빠와 얼마나 다양한 놀이를 경험했는가에 가장 좌우된다고 합니다. 아무리 비싼 장난감도 혼자서 가지고 논다면 무슨 재미가 있을까요. 놀이란 누군가와 함께 해야 재미있는 법이며, 아이는 놀이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웁니다. 규칙도 배우고 자제력과 집중력, 사회성도 배웁니다. 엄마, 아빠와의 유대감도 만듭니다. 그런데도 많은 아이들은 엄마, 아빠와 함께 놀이를 하는 대신 혼자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게임에 열중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아이를 위해 단 10분을 할애하지 못하는 아빠는 없을 것입니다. 굳이 별도의 도구나 재료를 준비할 필요도 없습니다. 조금만 몸을 사용하면 얼마든지 재미있는 놀이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또는 주변에서 당장 눈에 띄이는 물건들도 훌륭한 놀이 도구입니다.

이얍 내칼을 받아라. 기사가 되었습니다. ⓒ권성욱

돌 즈음의 아이라면 함께 동요를 부르며 율동을 해보세요. 몸치, 음치라도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가사나 율동을 살짝 바꿔 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아이가 좀 더 크다면 요즘 유치원에서 유행하는 노래를 가르쳐 달라고 해 보세요.

집안에 굴러다니는 종이나 신문지를 구겨서 단단한 공으로 만든 다음 캐치볼을 해보면 어떨까요. 막대 모양으로 둘둘 말아서 칼싸움을 해 볼 수도 있습니다. 거실의 불을 꺼고 손전등이나 촛불을 켠 다음 손으로 그림자 놀이를 해 보세요. 만약 집안에 손전등과 양초가 없으면 휴대폰의 플래시로도 가능합니다. 아이와 역할극을 하면 한편의 연극이 됩니다.

컵으로 실로폰을 만들어 연주도 할 수 있답니다. ⓒ권성욱

조금 힘들지만 아빠 나무 오르기 놀이도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신체 놀이입니다. 다리를 어깨 너비만큼 벌린 다음 의자에 앉은 것처럼 다리를 굽히고 앙팔을 잡으세요. 아이들이 아빠의 허벅지를 밟고 올라가서 팔과 어깨에 매달리면 조금 무겁기는 하지만 행복감 또한 그에 비례합니다.

많은 아빠들이 '잘하는 아빠'가 되려고 하다보니 아이와의 놀이를 부담스러워 하지만, 아이가 까르르 웃을 수 있게 만들면 됩니다. 아이들이 원하는 아빠표 놀이란 이런 것입니다.

*칼럼니스트 권성욱은 울산 토박이이면서 공무원으로 13년째 근무 중이다. 36살 늦깎이 총각이 결혼하자 말자 아빠가 되었고 집사람의 육아 휴직이 끝나자 과감하게 직장에 육아 휴직계를 던져 시한부 주부 아빠로서 정신없는 일년을 보냈다. 현재 맞벌이 집사람과 함께 가사, 육아를 분담하며 고집 센 다섯 살 딸아이의 수발들기를 즐기고 있다. 인생에서 화목한 가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려고 항상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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