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여자농구, 일본·중국 넘고 브라질 간다

곽현 입력 2015. 8. 28. 08:19 수정 2015. 8. 28.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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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곽현 기자] 3년 전 여자농구는 잊지 못 할 굴욕의 패배를 당했다. 터키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최종예선에서 일본에 28점차 대패를 당하며, 5회 연속 올림픽 진출에 실패하고 만 것.

2015년 여자농구는 다시 한 번 올림픽 진출이 걸린 무대를 맞게 됐다. 8월 29일부터 9월 5일까지 중국 우한에서 열리는 2015 FIBA아시아 여자농구선수권에 출전을 한다. 이번 대회는 우승팀 한 팀에게만 2016 리우올림픽 출전 티켓이 주어지는 가운데, 숙적 일본과 중국, 대만을 꺾어야만 브라질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세대교체를 단행한 여자농구대표팀의 가능성과 상대팀의 전력은 어떤지 알아보았다.

▲이미선·변연하 빠진 한국, 에이스는 누구?올 해 여자농구는 세대교체를 단행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이미선, 변연하, 신정자, 강영숙 등 그 동안 대표팀을 이끌어왔던 노장들이 대거 제외되고, 새 얼굴들이 이름을 올렸다. 박지수, 홍아란, 강아정, 배혜윤, 김규희 등이 그들이다. 최윤아와 하은주도 몸상태가 좋지 않아 함께 하지 못 했다.

한꺼번에 많은 선수들이 빠지다 보니 예년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3년째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위성우 감독도 이를 인정했다. 위 감독은 "어쩔 수 없다. 고참들은 10년이 넘도록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선수들이다. 수고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이제는 후배들이 그 몫을 해야 한다. 새로 뽑힌 선수들의 기량이 고참들과 비교하면 부족한 게 사실이다. 단숨에 잘 할 수는 없다. 젊은 선수들도 이번 기회를 통해 성장해 나갈 것이다. 여자농구로서는 성장통을 겪는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표팀의 평균 연령은 대폭 낮아졌다. 지난해(30.2세)와 비교하면 올 해는 26.5세로 3.7세나 어려졌다. 노련미는 부족하지만, 대신 체력적인 부분이나 패기는 더 강해졌다고 볼 수 있다. 경기력적인 측면에서 이 부분이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역시 한 골, 수비 하나가 필요한 승부처에서 누가 해줄 수 있느냐다. 그 동안 고참들이 해왔던 역할이기 때문에 시행착오가 나올 수 있다. 때문에 대표팀은 준비 기간 동안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훈련해왔다.

위 감독이 기대를 하고 있는 선수는 김정은과 김단비다. 둘 모두 꾸준히 대표팀에서 뛰어온 만큼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하다. 변연하, 이미선의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들이다. 위 감독은 "둘의 플레이가 안정감이 있다. 대표팀에서 오래 뛰어온 만큼 책임감 있는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 전지훈련의 성과대회 전 다녀온 호주전지훈련은 대표팀에게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은 FIBA랭킹 2위인 호주 대표팀과 2차례 연습경기를 가졌다. 1차전에서는 67-78로 패했고, 김정은, 이경은이 11점, 박혜진이 10점을 기록했다.

2차전에서는 63-82로 패했고, 김단비가 18점, 양지희가 12점을 기록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심판콜이 호주 쪽에 너무 치우쳐 자유투를 30개 이상이나 내주기도 했고, 현지 추운 날씨에 선수들이 고생을 했다고 한다. 어려운 환경에서 치른 경험은 대표팀에게 내성을 키워줄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위 감독은 베스트멤버를 정하기 보다는, 경기와 상황에 따라 선수들을 기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전과 달리 선수들의 기량차가 크지 않다는 것이 이유다.

반면 가드진은 이경은과 박혜진이 안정감이 있기에 두 선수가 많은 시간을 뛸 것이 확실하다. 포워드진은 임영희, 김정은, 김단비, 강아정 등 자원이 많고, 센터진도 양지희, 곽주영, 배혜윤이 고른 기량을 뽐내고 있다.

▲고교생 국가대표 박지수의 가능성은?유일한 고교생 국가대표 박지수는 재활훈련을 하느라 8월 17일에서야 첫 훈련에 참여했다. 아무래도 경기감각을 끌어올리는데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회는 박지수가 1군 대표팀으로 뛰는 첫 성인대회가 될 것이다. 지난 해 세계선수권에 출전하기도 했지만, 당시는 2군으로 구성된 대표팀이었다.

아직 고등학교 2학년인 박지수는 성인과 비교하면 힘과 스피드, 기술적인 부분에서 떨어지는 면이 있다. 하지만 그런 부분을 상쇄하는 능력도 있다. 큰 키를 이용한 리바운드와 골밑수비는 팀 내 최고다.

또 적응력이 뛰어난 선수인 만큼 경기를 치를수록 적응해가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박지수는 도카시키 라무에 대한 수비, 장신이 즐비한 중국과의 경기에서 요긴하게 쓰일 전망이다. 한편 한국은 이번 대회 첫 경기부터 일본, 중국을 차례로 만난다. 초반 경기 결과에 따라 분위기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WNBA리거 도카시키 라무를 막아라!일본은 대회 2연패와 함께 올림픽 진출을 노리고 있다. 한국은 2013년 아시아선수권 결승에서 일본에 완패를 당한바 있다. 최근 맞대결에서 잇달아 무너진 일본에게 설욕을 하는 것도 이번 대회 목표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이긴 일본은 정예대표팀이 아니었다.

일본 대표팀의 핵심은 WNBA리거 도카시키 라무(24, 192cm)다. 미국 국적의 할아버지를 둔 라무는 좋은 신체조건과 운동능력을 갖고 있다. 2년 전 결승에서도 한국은 라무에게 20점 18리바운드를 내주며 22점차 완패를 당했다. 당시 라무는 압도적인 키와 운동능력으로 우리의 골밑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더군다나 라무는 올 해 WNBA(미국여자프로농구)에 진출하기도 했다. 시애틀 스톰에서 뛰고 있는 그녀는 경기당 20분을 뛰며 8.3점 3.1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WNBA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는 등 기량이나 자신감이 최고조에 오른 듯 보인다. 대표팀으로선 한층 더 성숙해진 라무를 어떻게 당해내느냐가 관건이다.

빅맨들이 협력수비를 해야 하며, 박지수가 어느 정도나 라무를 막아낼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수비에서 위협을 주고, 공격리바운드를 뺏기지 않는 것만으로도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WNBA 정규경기를 치르던 라무는 23일 대표팀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라무 외에도 탄탄한 선수층을 자랑한다. 스피드가 뛰어난 가드 요시다 아사미, 파워포워드 마미야 유카, 센터 다카다 마키 등을 경계해야 한다.

득점원 오가 유코는 대표팀 차출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샹송화장품 코치를 맡고 있는 안덕수 코치는 "일본의 전력이 작년보다 더 좋다고 본다. 핵심은 역시 도카시키다. 도카시키 외에도 가드진, 센터진 모두 안정적이다"고 평했다.

일본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호주 국가대표팀과 3차례 평가전을 가진바 있다. 첫 2경기에서는 각각 65-86, 64-85로 대패를 당했으나, 마지막 경기에서는 76-75,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3차전에서는 모토가와 사네가 24점을 넣으며 활약했다. 마미야 유카는 2차전에 15점, 3차전에 15점을 올리며 기복 없는 활약을 펼쳤다. 센터 타카다 마키도 12점, 18점, 10점을 넣는 등 3경기 모두 두 자리 수 득점으로 활약했다. 또 일본은 최근 대만과의 평가전에서 92-52로 압승을 거두며 사기가 충천해 있다.

▲세계 8위 중국의 전력은?중국은 2013년 대회 준결승전에서 우리에 패하며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 한국을 벼르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뿐만 아니라 패권 탈환이라는 숙제도 갖고 있다.

중국은 2013년을 기점으로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팀을 이끌어왔던 미아오 리지에, 천난이 빠지고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됐다. 팀을 이끄는 확실한 에이스는 보이지 않지만, 평균 신장이 워낙 큰데다 잘 달리기까지 하니 상대하기가 벅차다. 중국의 평균 신장은 186cm로 한국(180cm)보다 6cm가량 크다. 일본은 178cm다.

중국은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아시아 팀 중 최고 성적인 6위에 오르는 저력을 보인바 있다. 당시 팀의 주득점원은 포워드 샤오팅(26, 184cm)이었다. 샤오팅은 경기당 12.3점으로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했다. 주전가드는 천 시야오지아(180cm)이고, 슈터 지옌옌(183cm), 센터진에서는 황홍핀(195cm)이 좋은 활약을 펼쳤다. 중국은 FIBA랭킹 8위로 아시아팀 중 가장 높은 순위에 올라 있다. 한국은 12위, 일본은 15위다.

중국 난징에서 청소년대표팀을 맡고 있는 유수종 감독은 "높이에서 우리나라는 상대가 안 된다. 센터진이 전부 190cm가 넘는다. 중국은 농구를 체계적으로 하기 보다는 신장과 개인기를 앞세워서 한다. 때문에 조직력은 좀 떨어지는 편이다. 우리나라는 강압수비로 승부를 봐야 할 것 같고, 체력으로 압도해야 한다. 중국은 우리는 신경도 안 쓰고 일본만 신경을 쓰는 것 같더라"라고 말했다. 중국은 유럽팀들과 쿠바, 미국의 실업팀들과 평가전을 가지며 대회를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혼혈선수 영입한 대만대만은 미국 출신의 혼혈선수 바오 히스-르를 영입해 이번 대회에 나선다. 대표팀은 7월 열린 윌리엄존스컵에서 대만과 한 차례 맞대결을 가졌고, 68-52로 승리를 거뒀다. 혼혈선수 바오는 196cm의 큰 키지만, 우리와의 경기에선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 했다. 곽주영, 양지희 등 우리 센터진들과의 몸싸움에서도 압도를 하지 못 했다.

높이가 좋아 공격리바운드를 2개 연속 걷어내는 등 일단 자리를 내줬을 경우에는 막기가 힘들다. 당시 바오는 9점 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대만은 미국 출신의 오티스 허글리라는 인물을 신임 감독을 앉혔지만, 예년과 비교해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 했다.

하지만 대만은 한 번 분위기를 타면 무섭기 때문에,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 위 감독도 바오가 적응을 하면 달라질지 모른다고 언급했다.

<여자대표팀 명단>감독 위성우코치 전주원선수 이경은, 박혜진, 홍아란, 김규희, 임영희, 김정은, 김단비, 강아정, 양지희, 곽주영, 배혜윤, 박지수

<일본 대표팀 명단>감독 우츠미 토모히데선수 미타니 알리, 타카다 마키, 마미야 유카, 쿠리하라 미카, 야마모토 치나츠, 시노자키 미오, 요시다 아사미, 모토가와 사네, 오 아사코, 마치다 루이, 미야자와 유키, 도카시키 라무

<중국 대표팀 명단>감독 톰 마허선수 샤오팅, 가오송, 양리웨이, 황시징, 황홍핀, 천시아오지아, 지옌옌, 청펑, 루원, 순멍란, 장판, 우디

*한국대표팀 경기 일정(한국시간)*8월 29일 18시 30분 VS 일본8월 30일 20시 30분 VS 중국8월 31일 16시 VS 태국9월 1일 18시 30분 VS 대만9월 2일 16시 VS 인도9월 3일 휴식9월 4일 준결승(시간 미정)9월 5일 결승(시간 미정)

#사진 - 유용우 기자, FIBA 제공

2015-08-28 곽현( rocker@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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