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영 "민망한 '오나귀', 군인 아버지 몰래 출연했죠"(인터뷰①)

이정현 2015. 8. 28.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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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에서 나봉선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박보영이 25일 서울 이태원의 한 카페에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김정욱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이정현 기자] “마지막 촬영을 하는데 왜 그렇게 눈물이 흘렀는지 모르겠어요.”

배우 박보영은 판타지다. 아담한 키에 가녀린 어깨, 큰 눈을 가진 그에게서 감독들은 환상을 본다. 그의 이름을 처음 알리게 된 영화 ‘초감각 커플’부터 시작해 흥행작 ‘늑대소년’ ‘경성학교’와 ‘돌연변이’까지 박보영의 세계는 판타지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도 그렇다. 귀신에 빙의된다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소재도 박보영이 출연하니 달랐다. 소심한 나봉선과 발랄하고 음탕한 신순애(김슬기 분)을 번갈아 가며 연기했다. “한번 하자”라는 야릇한 대사도 있었다. 민망한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드라마 인기는 치솟았다. ‘오 나의 귀신님’의 시청률은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집계 기준 2.6%로 시작해 종영에는 7.3%까지 올랐다.

박보영을 최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있는 한 카페에서 만났다. 결과가 좋으니 인터뷰하는 이도 기분이 좋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지 인터뷰 시간도 짧게 느껴졌다. 서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이는 박보영도 알고 있다. 알고 보면 데뷔 10년 차의 베테랑 연기자다.

아래는 박보영과 나눈 일문일답.

△ 오랜만에 출연한 드라마였다.

“이렇게 긴 호흡의 작품에 주인공으로 출연한 건 처음이었어요. ‘오 나의 귀신님’을 촬영하며 연기에 대한 초심을 되찾았죠. 사실 슬럼프도 있었는데 이 작품을 통해 이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연기에 집중할 수 있는 원동력을 여기서 찾았죠. 소중한 작품이에요.”

△ 맛있는 것이 많았던 촬영장이었겠다.

“분명히 밥을 먹고 왔는데도 현장에서 만들어지는 음식이 맛있어 보여서 계속 먹었어요. 주방에서 일을 하는 캐릭터다 보니 동료 배우들과 서로 입에 사과도 넣어주고 파스타도 나눠먹었어요. 실제로는 요리를 잘 못해서 채썰기만 했어요. 잘하는 것처럼 나와야 해서 연습을 했는데도 힘들더라고요. 손을 다칠 때도 있었어요.”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에서 나봉선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박보영이 25일 서울 이태원의 한 카페에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김정욱 기자)
△ 1인 2역은 어떻게 소화했나.

“무엇보다 김슬기의 특징을 잡아내는 게 중요했어요. 생각보다 낯을 가리는 성격이길래 얼른 친해지려 했죠. 처음 만났을 때부터 유심히 관찰했는데 다행히 공감대가 있더라고요. 친해지고 나서야 보여주는 모습이 있더라고요. 김슬기의 눈이 엄청 큰데 저를 바라보면서 ‘응~?’이라고 하는 모습이 재밌어서 캐릭터에 녹였어요. 슬기는 제가 유독 손가락을 많이 쓴다고 하더라고요. 어쩌면 ‘오 나의 귀신님’의 나봉선은 슬기와 함께 만든 캐릭터죠.”

△ 19금 대사가 많았는데 부담되지 않았나

“워낙 민망한 대사가 많아 걱정되기는 했어요. ‘모델 가서 쉬었다 가자’ ‘한 번만 하자’라니요.(웃음) 심의를 피하려고 직접적인 대사를 피했는데 오히려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했던 것 같아요. 분명히 19금은 아닌데 야하게 받아들일 대사들이었죠. 보는 분들이 거부감이 들지 않게 처리하는 게 가장 큰 숙제였어요. 부끄러워서 머뭇댔더니 (조)정석 오빠가 오히려 적극적으로 나서줬죠. ‘에라 모르겠다’ 싶어서 과감하게 대사를 뱉었더니 웃음이 빵 터지더라고요.”

△ 야한 농담이 늘었겠다.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여성이 남자분들한테 인기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어요.(웃음) 언젠가 써먹어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그럴는지는 모르겠어요.”

△ 오랜만에 애교가 넘치는 모습이었다.

“대놓고 애교 떠는 것은 잘 못해요. 하지만 남자친구가 생긴다면 해주고 싶은 것들이 많아요. 일부러 (조)정석 오빠의 눈을 피하지 않고 빤히 바라보는 장면이 있었는데 촬영할 때 재미있었어요. 민망해하는 게 느껴지니 더 그랬죠.”

△엄한 집안에서 자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다소 야릇한 대사가 있는 것은 비밀로 하고 ‘오 나의 귀신님’에 출연했어요.(웃음)영화가 아닌 드라마에 출연한다고 하니 부모님이 굉장히 좋아하시더라고요. ‘드디어 딸을 안방에서 보는구나’라고 말씀하셨죠. 차마 ‘대사가 좀 야하다’는 말을 못했어요. 처음에 ‘빙의가 소재다’라고 말씀드리니 고래를 갸웃거리셨는데 ‘한번 하자’같은 대사가 있다는 걸 어떻게 말씀드리나요. 하지만 내용이 워낙 유쾌해서 나중에는 부모님이 더 좋아하셨어요. 처음엔 ‘노출이 있는 것이 아니냐’며 걱정스러워하셨는데 그럴 일 없다고 안심시켜 드렸죠.”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에서 나봉선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박보영이 25일 서울 이태원의 한 카페에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김정욱 기자)
△여배우로서 언젠가 노출에 대한 고민도 해야 할 텐데.

“아직은 힘들 것 같아요. 당분간은 ‘오 나의 귀신님’이 최고 수위인 걸로 하죠.(웃음) 서른이 지나면 다시 생각해보아야 할 듯해요. 아직은 내공을 더 쌓아야 할 듯해요.”

△남은 올해 계획이 어떻게 되나

“바쁘게 보냈지만 이제 더 정신없어질 듯해요. 영화 ‘돌연변이’와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가 곧 개봉하거든요. 홍보 무대 인사를 하다보면 시간이 금방 갈 듯해요. 다행히 영화 반응이 좋아 해외 영화제에도 진출했다고 하더라고요. 올해가 가기 전에 작품을 하나 더 찍는 게 목표인데 가능할지 모르겠어요. 시간을 좀 더 쪼개봐야겠어요.”(웃음)

이정현 (seij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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