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경위는 시한폭탄"..'관리 힘든' 직원 검문소 배치가 화 불렀다
(서울=뉴스1) 박현우 기자 = 실탄이 지급돼 이번 '의경 사망사고'처럼 총기 사고의 위험성이 있는 검문소에 경찰이 사실상 '전력 외' 인원이나 문제를 일으킨 전력 등이 있어 관리가 어려운 경찰관을 주로 배치하고 있어 화를 자초했다는 지적이 경찰 내부에서 나왔다.
서울 시내에서 근무하며 검문소 등에 대한 내부 사정을 잘 아는 A경위는 28일 "일선 경찰서 등에서는 검문소에 '정상인원'을 보내는 것을 '인력낭비'라고 인식하는 풍조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군·경합동검문소는 군·경에서 인원을 함께 배치해 합동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30대 헌병 중사를 배치하는 등 우수인력을 투입하는 군과 달리 경찰에선 인력난 등을 이유로 지병이 있거나 관리가 어려운 인원 등을 배치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해 A경위는 "검문소 지휘·통제를 사실상 수도방위사령부 헌병대에 맡기고 있어 파견 경찰관은 '형식적인 업무'만 맡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이유로 경찰은 승진시험 준비 등으로 업무에 몰두할 수 없는 인원이나 지병 등을 이유로 지구대·경찰서에서 내근을 못하는 고령자, 과거 문제를 일으킨 전력이 있어 관리가 힘든 인원 등을 주로 검문소에 배치한다"고 귀띔했다.
서울 시내에서 근무하는 B경정도 "인사를 할 때 민원인 접촉 등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직원들에 대해서는 검문소에 배치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25일 서울 은평경찰서 관내 구파발 군경합동검문소에서 38구경 권총을 들고 의경들과 장난하다 실탄을 발사해 박모(21) 상경을 숨지게 한 박모(54) 경위는 고령일뿐만 아니라 '관리가 힘든 인물'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89년 경찰 제복을 입은 박 경위는 1996년과 2009년 각각 복무이탈과 품위손상행위로 인해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 경위는 이밖에도 과거 근무지에서 상관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 등 조직에 잘 융화되지 못해 '시한폭탄'이라고 불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시내에서 근무하고 있는 C경위는 박 경위와 함께 근무한 동료 경찰로부터 "윗사람들과 대화할 때 불만섞인 말투를 주로 썼고 아래 사람들을 '잘 갈구는 스타일'이었다는 말을 들었다"며 "동료 경찰관들 사이에서 '같이 일하기 힘든 인물'로 분류됐고 별명이 '시한폭탄'이었는 말을 전해들었다"고 했다.
더군다나 박 경위는 2009~2010년 우울증 투약 처방을 세 차례 받았고 최근에도 불안신경증 등 증상으로 월 1회, 수년간 치료를 받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A경위는 검문소의 지리·체계적 특성상 관리·감독이 어렵다는 점도 '총기사고'를 방치하는 요인이 됐다는 주장도 했다.
그는 "근무지 자체가 별도 공간인데다 경찰서와 거리도 떨어져 있어 관리가 안되는 측면이 있다"며 "감독을 나가더라도 안에서 문을 열어줘야 들어갈수 있는 시스템이라 불시 감독 등이 불가능하고 형식적 감독밖에 이뤄질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검문소 근무는 이번 사고가 발생한 검문소처럼 경위급 경찰관 3명이 돌아가면서 감독관을 맡는데 1자루만 지급되는 권총을 3명이 번갈아 가며 쓰며 특이사항에 대한 인수인계와 공포탄·실탄 삽입여부 등 확인이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점도 문제라고 A경위는 지적했다.
그러면서 "군 훈련요원은 수방사에서 우수인력을 배치하지만 의경은 무작위로 뽑거나 소위 '빽'을 써서 들어가는 경우도 있어 헌병들과 상호 갈등도 종종 발생한다"며 "검문소에서 경찰의 주 임무는 주·야간 군 상황시 도주로 차단, 교통통제 역할 등인 만큼 검문소 근무를 군에서 주도적으로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박 경위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한 경찰은 27일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박 경위를 구속했다.
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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