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의 진심, "김경문 감독님, 존경합니다"

입력 2015. 8. 28. 06:42 수정 2015. 8. 28.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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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창원, 이상학 기자]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요?"

올초 NC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애리조나 투산. NC 김경문 감독은 3년차 외국인 투수 에릭 해커(32)로부터 한 가지 질문을 받았다. 어느덧 KBO 3년차가 됐지만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해 조언을 구한 것이다. 2년 연속 재계약에 성공했지만 스스로 만족을 하지 못했고, 김 감독은 진심으로 먼저 다가온 해커에게 성심성의껏 대답해줬다.

김 감독은 "네가 모든 아웃카운트를 잡을 수 없다. 함께 호흡을 맞추는 포수가 있고, 뒤에는 수비수들이 있다. 팀 동료들을 조금 더 믿기를 바란다. 그러면 동료들이 더욱 파이팅해서 점수를 내주고 막아줄 것이다. 야구는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투수가 던지고 싶은 대로 던진다고 해서 쉽게 완투와 완봉을 할 수는 없다"고 진심 가득한 조언을 건넸다.

김 감독은 "해커는 원래 좋은 기량을 가지고 있지만 처음에는 한국야구에 대한 이해가 떨어졌다. 미국야구가 그렇지만 투수 중심으로 야구를 했다. 지금가지 해오던 것을 하루아침에 바꾸기 어려운데 해커는 1~2년 하면서 스스로 더 잘할 수 있는데 그게 안 되는지 아쉬움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캠프에서 먼저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지 묻더라"고 말했다.

3년차가 된 해커는 명실상부한 KBO리그 최고투수의 반열에 올라섰다. 시즌 25경기 166⅓이닝 16승4패 평균자책점 2.60 탈삼진 143개 WHIP 0.99 피안타율 2할2푼2리 퀄리티 스타트 20회. 다승·WHIP·피안타율·QS 단독 1위, 평균자책점·이닝 2위, 탈삼진 3위로 거의 모든 기록에서 리그 최고 성적이다.

해커는 스프링캠프에서 김경문 감독에게 들은 조언을 잊지 않고 있다. 그는 "올해로 이곳에서 3년째 투구하고 있지만 야구선수로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게 나의 임무라고 생각했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감독님께 조언을 구했다. 감독님보다 한국야구를 잘 아는 분은 없다. 나부터 열린 마음으로 감독님께 조언을 구했고, 그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화 괴물 외인투수 에스밀 로저스와 선발 맞대결로 주목받은 27일 마산 한화전에서 해커는 8이닝 4피안타 1볼넷 1사구 6탈삼진 1실점 역투로 승리를 견인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김경문 감독이 KBO리그 사상 7번째 개인 통산 700승을 달성한 날. 해커는 "감독님의 700승 경기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어 영광이다. 작은 승리가 아닌데 700승의 기록을 이뤄내신 감독님이 정말 대단하다. 존경스럽고 감사하다"고 경의를 표했다.

다른 팀이었다면 지난 2년 해커의 표면적인 성적만 보고 포기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해커의 진가를 이미 알고 있었고, 3년째 리그 최고 투수로 성장하는 데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했다. 김 감독은 "사실 교체를 할까 생각도 했었지만 해커가 갖고 있는 잠재력과 성실함, 아이를 한국에서 낳을 정도로 가정적인 점도 봤다. 이제 본인 스스로도 한국의 야구를 더 이해하고 동료들을 믿고 있다. 해커가 이렇게 에이스의 역할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뜻하지 않게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이다"고 오히려 고마워했다. 이심전심, 두 사람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마음이 통했다. /waw@osen.co.kr<사진> 창원=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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