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천만 안주인 인터뷰]'베테랑' 강혜정대표 "류승완 직업의식 최고,남편으론.."

김정란 2015. 8. 28. 06:2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외유내강 강혜정대표
[스포츠서울 김정란기자]동시기 개봉한 한국 영화 두 편의 ‘쌍천만’ 달성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최동훈 감독의 ‘암살’은 1100만 관객을 동원한 뒤에도 흥행질주를 계속하고 있고,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은 27일 오전 현재 1000만 달성에 27만여명을 남겨놓고 있다.

우연히도 두 영화 모두 남편은 감독, 아내가 제작사 대표를 맡고 있는 ‘영화인 부부’의 작품이다. ‘암살’ 제작사 케이퍼필름의 안수현 대표는 최동훈 감독의 아내이고, ‘베테랑’ 제작사 외유내강의 강혜정 대표는 류승완 감독의 아내다. 스포츠서울이 안수현 대표와 강혜정 대표를 차례로 만나 남편 최동훈, 류승완 감독과 여성 영화인으로서의 영화 이야기를 들었다. 안 대표는 “노력하는 것도 천재의 재능 중 하나라면 최 감독은 천재”라고 말했고, 강 대표는 “류 감독의 직업의식은 최고”라고 치켜세웠다.

-베테랑이 1000만 관객 달성을 앞두고 있다. 이렇게 잘될 줄 알았나.
전혀 예상못해 당황하고 있다. ‘이거 뭐지?’ 그런 상태다. 무엇보다 애들이 굉장히 좋아한다. 류 감독은 “이제 19금 영화는 안하겠다”고 했다. (웃음)

-개봉이 세 번이나 연기됐다.
결과적으로 신의 한수가 됐다. 배급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물론 개봉이 밀리면 불안하다. 하지만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와는 이미 신뢰관계가 확고하다. 개봉하자 마자 보신 분들이 “아, 그래 이 영화는 딱 8월 영화네” 하시더라.

-‘암살’도, ‘베테랑’도 모두 연출은 남편, 제작은 아내가 맡았다.
많은 영화인 부부에게 희망을 주고 있죠(웃음)?결혼할 때는 암울했다. 우리가 결혼할 때는 한국 영화는 방화고, 부모님은 감독은 여배우랑 스캔들 나는 사람들로만 알고 계셨다. 그런데 류 감독을 직접 보고 나셔서 생각을 완전히 바꾸셨다.

-제작사 대표로서 류승완 감독의 장점은 뭔가.
내가 류 감독을 인정하는 것은 세 가지다. 대한민국에서 감독으로서 직업의식은 최고다. 예산과 스케줄에 대해 확실하다는 면에서 류 감독이 오래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두번째는 각본보다 훌륭한 연출을 한다는 것이다. 세번째는 예술가로서 마스터피스를 만들겠다는 욕심을 늘 갖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남기는 것이 영화다’라는 것에 대한 자의식이 분명하다. 영화를 찍고 나면 가혹할 만큼 찍은 영화를 복기한다. ‘류 감독을 업고 다니려고 한다’고 꼭 써달라(웃음). 배우 황정민의 유명한 ‘숟가락론’이 있지 않나. 나는 정말 류 감독이 차려놓은 밥상에 거의 주걱을 얹었다(웃음).

-감독으로서 만큼 남편으로도 훌륭한가?
남편으로서는 어우~(웃음)스트레스가 많다. 예술적인 자의식을 지켜보는 아내로서는 피가 마른다. “그렇게까지 할 거 뭐 있어” 할 때도 많다.
외유내강 강혜정대표
-2009년 ‘다찌마와 리’의 실패로 힘들었는데 10년도 안돼 ‘베를린’, ‘베테랑’을 연달아 히트시켰다.
‘다찌마와 리’는 수익이 마이너스 70%였다. 망하고 나서 강남사무실 월세를 못내서 보증금 다 날리고, 집기만 들고 나왔다. 개인적으로는 친정 아버지가 말기 암판정을 받으셨고. 울고 나면 그 힘으로 하루 살았다. 다행히 그해 여름에 류 감독이 CF를 찍어 암사동 사무실을 얻었다. 그 이후 ‘부당거래’ 하고 나는 ‘해결사’ 찍고. 암사동에 영화사 사무실은 우리 밖에 없지만, 여기 계속 있을 생각이다. 여기 오고 다 잘되지 않았나? 당시 류 감독은 물론 나도 무슨 일이라도 하겠다는 의지가 있었고 도움주신 고마운 분들이 많다.

-강 대표도 어릴 적부터 영화일하는 게 꿈이었나.
전혀 아니었다. 우연히 학교 졸업 후 독립영화 워크숍을 들었다. 영화 감독 쪽은 아닌 것 같아서 접었고(웃음) 외화 전단지 쓰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영화 일을 시작하게 됐다. 워크숍 조교로 류 감독을 만났고, 그 해맑은 얼굴로 소년 가장이라는 것에 크게 놀랐다. ‘소년 가장이고, 대학도 안 나왔다는데 어떻게 저렇게 당당히 자신의 꿈에 대해 말할 수 있지?’ 했다.

-아빠로서 류 감독은 어떤가.
유쾌하고 친구같지만, 안된다고 한 거에는 타협이 없다. 다행인 것은 낮밤 바뀌는 타입이 아니다. 촬영할 때 지방, 해외가는 것 아니면 나가서 각본을 쓰지도 않는다. 애들과 함께 하는 것에 대해 엄청난 애착이 있다.

-가까이서 지켜본 류 감독의 영화는 어떻게 변하고 있나.
‘부당거래’ 전까지는 확실히 자기 취향으로 영화를 만든 부분이 있다. ‘다찌마와리’도 적당히 재미있다고 생각하다보니 냉정한 시장의 평가를 받은 거다. ‘부당거래’부터는 류 감독이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끝까지 가는 것으로 방향을 잡은 것 같다.

-강대표도 제작자로서 변하고 있나.
그간 제작자로서 감독을 대할 때 류 감독에 비해 내가 스스로 작아지는 부분이 있었다. 최근 한 교육을 들으면서 그걸 깨달았고, 류 감독에게 “당신 그동안 힘들었겠다. 나를 배려하느라”라고 말해줬다. 여러 가지 면에서 나를 변하게 했다. 우리 영화사에서 류 감독 외 다른 감독들과의 작품을 준비하는 것도 그런 맥락에 있다.
peace@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