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천만] '쌍천만' 오달수씨, 설마가 사람잡는다고 했죠? ④

김수정 2015. 8. 28.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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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김수정 기자] 설마가 사람 잡았다. 영화 '베테랑'(류승완 감독, 외유내강 제작)이 1000만 관객을 돌파한다. '암살'(최동훈 감독, 케이퍼필름 제작)이 1000만 클럽에 가입한 지 14일 만의 일이다. 충무로 역사상 동시기에 1000만 영화가 두 편이 탄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이례적인 사건(!)의 중심에 배우 오달수가 있다. '암살'과 '베테랑' 두 작품에서 각기 다른 얼굴로 2000만 관객을 사로잡은 그. 역시, '달수 요정'이라는 수식어는 괜히 붙은 게 아니었다.

'베테랑' 언론시사회가 열린 지난 7월 21일. 시사회가 끝난 뒤 한 음식점에서 열린 '베테랑' 미디어데이에는 영화를 본 취재진과 류승완 감독, 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인터뷰라는 격식을 갖춘 자리가 아니다 보니 영화, 사는 이야기 등 허심 탄회한 속마음이 오갔다.

그간 숱한 영화에 출연해온 오달수지만 미디어데이에 그가 자리한 것은 '베테랑'이 처음이었다. 그의 영화에 대한 만족도와 배우들 사이의 끈끈한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했다.

이날 오달수에게는 '암살'과 '베테랑'이 동시기 개봉하는 것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다. 더군다나 '암살'의 VIP 시사회 바로 다음 날인 만큼 관심은 더욱 뜨거웠다. 그때마다 그는 "민망할 따름이죠"라며 수줍게 웃었다.

막걸리를 조용히 홀짝이고 있는 오달수에게 짓궂은 질문을 던졌다. "'암살'과 '베테랑' 두 작품 모두 천만 영화가 된다면 기분이 어떨 것 같냐"라고. 그는 손사래를 치며 "설마요.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라고 겸손한 대답을 내놓았다. 짧은 질문에도 늘 신중하게 말을 고르고 또 고르던 그다운 답변이었다.

오달수는 올해 초 '국제시장'이 1000만 명을 돌파하며 국내 배우로는 최초로 누적 관객수 1억 명을 돌파했다. 당시 TV리포트와 인터뷰에서 오달수는 "3억 명을 동원해도 쓸쓸한 게 광대의 인생"이라고 했다. 카메라 앞에서 상대배우와 눈을 마주치고, 대사를 주고받고, 감정을 교류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관객을 위한 일 아니냐고. 하지만 그 쓸쓸함이 곧 연기의 매력 아니겠냐고 말이다.

오달수는 늘 자신만의 향기가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도 했다. '암살'의 하와이 피스톨(하정우) 곁을 묵묵히 지키는 영감이든, '베테랑'의 까칠한듯 깊은 정으로 광수대를 이끄는 오팀장이든, 그는 배우로서 지닌 장기를 매작품 조금씩 변주하면서도 특유의 매력을 뿜어낸다. 캐릭터를 완전히 자기 것으로 체화하면서도 '오달수'라는 인장을 찍는 것도 놓치지 않는다. 향기가 배우로서 존재의 의미요 가치라는 그의 연기 철학 덕분일 테다.

그가 평생 화두로 삼고 있는 문장은 "내가 전생에 얼마나 죄를 많이 지었으면 이짓(연기)를 하고 있나"란다. 연극배우 추송웅이 쓴 '추송웅 연구'에 등장하는 글귀다. 카메라 앞에서 철저하게 외로웠을 오달수지만, 덕분에 1억 관객은 더없이 행복했다. 앞으로 또 그가 어떤 자신만의 향기로 관객을 웃기고 울릴지 벌써 기대가 모아진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TV리포트 DB 및 영화 '베테랑', '암살'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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