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s Up? MLB] 툭하면 나오는 추신수존, 정말 있나?

장강훈 2015. 8. 28.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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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텍사스 추신수가 22일(한국시간) 미국 시카고 US 셀룰러필드에서 열린 2015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원정경기 5회 공수교대 때 글러브를 기다리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텍사스 경기를 보다가 ‘이건 아니다’ 싶었다. 지난 26일(한국시간) 글로브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2015 메이저리그 토론토와 텍사스 경기였는데, 4-3으로 텍사스가 한 점 앞선 7회말 1사 2, 3루 결정적인 기회에서 추신수가 타석에 들어섰다.

볼카운트 2-2에서 토론토 좌완 마무리투수 브렛 세실이 던진 바깥쪽 높은 직구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은 것이다. 이날 주심인 마이크 에스타브룩의 스트라이크존이 워낙 좁아 슬라이더를 주로 활용하는 토론토 선발 마크 벌리와 텍사스 선발 데릭 홀랜드가 경기 내 어려움을 겪었다. 추신수가 삼진을 당한 코스는 이날 경기에서 꾸준히 ‘볼’ 판정을 받던 곳. 추신수도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주심을 쳐다본 뒤 고개를 흔들면서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흐름상 매우 중요한 대목이었는데, 추신수가 삼진으로 돌아선 뒤 프린스 필더까지 2루수 땅볼로 물러나 추가점을 뽑지 못했고, 결국 텍사스는 5-6으로 역전패 했다.

텍사스 현지에서도 이 장면을 보며 같은 생각을 한 모양이다. 텍사스 지역지 스타텔레그램은 27일 ‘추신수가 심판들의 오심에 피해를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이 같은 일이 올시즌 너무 자주 일어나고 있다. 빅리그에서 11년을 뛰며 통산 타율 0.280에 가까운 타율을 올린 베테랑 선수와 심판들이 다른 스트라이크 존을 가진 듯하다”며 “추신수가 2스트라이크 이후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는 볼을 공략하지 않고 있다가 삼진을 당하는 경우가 올시즌에만 15차례에 달한다”고 전했다. 베이스볼서번트(baseballsavant)라는 통계 사이트를 인용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추신수가 타석에 섰을 때 볼을 스트라이크로 판정한 경우가 147차례나 된다. 추신수 역시 “2스트라이크 이전이라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당시 상황은 볼 판정 하나가 너무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스포츠서울] 최근 논란이 된 추신수에게 내려진 어이없는 스트라이크 선언. 5번 공은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게임데이 상에도 완전한 볼이다. 사진 | MLB.com 캡처
익숙하다는 반응일까.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추신수는 지난해 볼을 스트라이크로 판정 받아 삼진당한 경우가 31차례로 리그 최다를 기록했고, 2013년에도 22번 불이익을 당해 메이저리그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메이저리그 선수들 사이에서도 ‘추신수가 치지 않으면 볼’이라는 얘기를 듣던 추신수의 선구안이 흐트러진 배경이었다. 터무니 없는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는 사례가 늘어나자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추신수 존은 실제하는가’라는 질문이 쇄도했는데, 실제할 수도 있다는 근거있는 추측을 가능하게 하는 수치다.

피츠버그에서 최고의 ‘루키 시즌’을 치르고 있는 강정호도 볼판정에 불이익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사이트에서 통계자료를 뽑아보면, 강정호가 올시즌 당한 삼진 82개 중 14개가 스트라이크가 아닌 볼에 의한 것이다. 이탈리아계인 프란시스코 서벨리가 피츠버그 내에서 가장 많은 16차례 희생양이 됐고 강정호가 그 뒤를 이었다. 메이저리그 심판들은 대부분 선수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미숙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빅리그 심판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경기에 임하겠지만, 자부심만큼 실력이 따라주지 못하는 심판들이 눈에 띈다. 같은 한국인이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이 유난히 피해를 입는다고 생각하는 것은 피해의식일까.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선수들은 “나름대로 텃세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유색인종을 대하는 태도에 묘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히스패닉계 선수들은 수적 우세와 타고난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똘똘 뭉쳐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피해가 덜한데, 소수 인종들은 남 모를 차별을 받는다는 것이다. 겉으로는 ‘야구의 세계화’를 내걸며 각국의 유망주들을 싹쓸이 하다시피 데려가는데, 실상은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아름답지 않다는 것이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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