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투수 로저스의 첫 패배, 그의 발목을 잡은 2가지

배우근 2015. 8.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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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한화 에스밀 로저스(30)와 NC 에릭 해커(32)가 최고 투수의 자리를 놓고 27일 마산구장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로저스는 8월 한화 유니폼을 입으며 KBO리그에 데뷔했는데, 지난 4경기에서 3승 무패, 방어율 1.31을 기록하며 순식간에 명투수 반열에 올랐다. 4경기 중에 완투승이 3차례, 완봉승이 2차례인 괴력을 발휘했다. 경기당 8.1이닝을 던졌고 피안타율은 0.142에 불과했다. 150㎞를 가볍게 넘는 강속구와 제구력이 갖춰진 커브, 슬라이더로 34.1이닝 동안 32삼진을 솎아냈다. 대척점의 해커는 KBO 3년차 투수로 올해 24경기에 나와 15승 4패 방어율 2.67로 리그 최강 투수의 면모를 뽐내고 있다. 8월 성적은 4전 전승에 방어율 0.93으로 로저스를 압도할 정도다. 4경기 모두 7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마산=스포츠서울 최승섭기자] NC 선발투수 해커가 역투하고 있다. thunder@sportsseoul.com
해커는 1,2회 안타를 허용하며 주자를 내보냈지만, 힘이 실려있는 140㎞대 후반의 빠른공과 130㎞대 전후로 형성된 슬라이더를 앞세워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3회 삼자범퇴로 한화 타선을 잠재운 그는 4회 선두타자 김경언에게 2스트라이크까지 잡고서 2루타를 맞으며 첫 위기에 봉착했다. 그러나 130㎞ 초반의 포크볼로 삼진 2개와 뜬공으로 무실점 행진을 이었다. 최대 위기는 0-0으로 맞선 6회 찾아왔다. 선두타자 정근우에게 2루타를 맞고 김경언에겐 볼넷을 허용하며 무사 1,2루. 그러나 에이스 투수의 위기관리 능력이 이때 드러났다. 낮게 제구하며 병살과 땅볼로 1점만 내주고 실점을 최소화했다..

1회말 마운드에 오른 로저스는 초구부터 150㎞짜리 빠른공을 포수 조인성의 미트에 꽂았다. 매이닝 삼진쇼를 펼쳐졌다. 5회까지 8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NC 타선을 무력화 시켰다. NC는 2회 테임즈~나성범~이호준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이 출격했지만, 140㎞대 전후로 형성된 로저스의 고속 슬라이더와 130㎞대 전후의 커브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NC는 4회 한 타순이 돌고 다시 1번 박민우 부터 시작했지만, 삼진 두개와 땅볼에 그치며 여전히 무기력한 모습이었다. 로저스는 NC 타선을 상대로 초구 스트라이크 내지 2스트라이크를 먼저 잡아냈고 이어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변화구를 섞어 던지는 방식으로 방망이를 유린했다. 볼카운트 싸움에서 뒤진 NC 타자들은 제대로 반응할 수 없었다. 그러나 5회 들어 나성범이 2루타를 치고 이호준이 볼넷으로 출루하며 조금씩 로저스의 공에 반격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산=스포츠서울 최승섭기자] 한화 선발투수 로저스가 6회말 2사 상대 김준완 볼넷 때 인상을 쓰고 있다. thunder@sportsseoul.com
양 팀 선발은 최고 전력을 자랑하는 투수답게 5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결국 승부는 방망이가 가를 수밖에 없었다. 6회가 승부처였다. 선취점은 한화의 몫이었다. 6회초 무사 만루기회에서 폭스의 내야땅볼 때 3루주자 정근우가 첫 득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로저스의 공에 조금씩 익숙해진 NC는 이어진 6회말 공격에서 이종욱~조영훈~나성범의 연속타자 안타로 3점을 뽑아내며 전세를 금세 뒤집었다. 이전까지 탁월한 구위로 NC를 압도하던 로저스가 흔들린 이유는 두 가지였다. 스트라이크라고 생각한 상황에서 심판의 팔이 올라가지 않으며 평정심을 잃었다. 그리고 안타치고 출루한 이종욱과 조영훈이 연속 도루를 감행하며 심리적으로 압박했다. 한화 내야진은 베이스 커버를 하지 못했다. 결국 로저스(6이닝 4안타 9삼진 3볼넷 3실점)는 7회 박정진으로 교체되며 첫 패배를 기록했다. 총 투구수는 올시즌 최다인 129구였다. ‘KBO 선배’ 해커(8이닝 4안타 6삼진 1볼넷 1실점)는 시즌 16승째를 수확하며 로저스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해커의 호투에 힘입어 NC는 4-1로 승리하며 한화전 3연승을 거뒀다. 반면 한화는 마산 10연패에 빠졌다. 이날 승리로 김경문 감독은 개인통산 700승의 기쁨도 함께 누렸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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