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인사이드] 80층까지 쑥쑥.. 키 크는 아파트들

이송원 기자 2015. 8. 28.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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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층 이상 건물 허가 60% 급증] 최고층 아파트 경쟁 불붙어.. 김해 등 지방서도 완판행진 84층 해운대 엘시티 더샵 등 하반기도 전국서 잇단 분양 "고층아파트 고급이란 인식과 조망권 중시하는 풍조 덕분"

최근 2~3년간 주춤했던 최고층 아파트 경쟁이 불붙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전국에 본격화된 아파트 건축 붐까지 가세해 더 뜨거워지는 양상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건설사들이 고객에게 조망권 제공과 함께 자체 수익 극대화를 노려 용적률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층수(層數)를 높이고 있다"며 "스카이라인이 바뀌는 도시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강원도 속초에서는 올해 초까지 가장 높은 아파트가 20층 '속초 하우스토리'였으나 6월과 다음 달에 대림산업과 현대산업개발이 각각 29층짜리 아파트를 내놓으며 최고층 경쟁을 벌이고 있다.

◇高層 건물 허가, 2년 전 대비 2.5배 증가

국토교통부 집계를 보면 올 상반기 전국에서 건축 허가가 난 30층 이상 고층(高層) 건물은 185개 동(棟)으로 작년 상반기(118동) 대비 60% 가까이 늘었다. 2년 전인 2013년 상반기(73동)와 비교하면 250% 넘게 급증했다. 고층 건축물에는 업무용 건물과 호텔 등 숙박 시설도 포함되지만 대부분이 아파트·오피스텔 같은 공동주택이다.

특히 지방을 중심으로 고층 아파트 공급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최신 건물이면서 최고층이라는 점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경남 김해시 부원동에 들어서는 주거복합단지 '부원역 그린코아 더 센텀(39층)'은 이달 26일 1순위 청약 접수에 평균 59.46대 1의 경쟁률로 모두 마감됐다. 올 5월 부산 서구 토성동에서 분양한 경동건설의 '경동리인타워(49층)'도 33대 1의 청약경쟁률로 완판(完販)됐다.

함영진 부동산114센터장은 "지방 주택 경기가 살아나면서 지방 중견 건설사들이 브랜드를 적극 알리기 위해 고층 아파트를 세우고 있다"며 "지자체 입장에서도 랜드마크가 되는 고층 건물이 들어서면 지역을 선진화할 수 있어 상업 지구 중심으로 고층 건물 건축을 허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에도 전국에서 고층 아파트들이 속속 등장한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35층), 성동구 행당동 서울숲리버뷰자이(39층) 등이 대표적이다. 부산에서는 10월에 해운대구 중1동에 101층 랜드마크타워 1개 동, 84층 주거 타워 2개 동으로 구성된 '해운대 엘시티 더샵'이 분양에 나선다.

◇"고층 아파트는 건설사들의 고급화 전략"

건설사들이 고층 아파트를 최근 선호하는 데는 '고층 아파트=고급 아파트'로 여겨지는 소비자 인식도 한몫한다. 66층인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1차는 분양 당시 3.3㎡(약 1평)당 분양가가 990만~1400만원으로 당시 서울 평균 분양가보다 3배 정도 높았다. 해운대 두산위브더 제니스(80층), 해운대 아이파크(72층) 등 초고층 아파트들이 밀집해 있는 부산 해운대구는 신흥 부촌(富村)으로 자리 잡았다. 금상수 세명대 교수(부동산학과)는 "건설사들이 '고급화 전략'의 하나로 고층 아파트를 적극 짓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요인은 조망권을 중시(重視)하는 소비자가 늘어났다는 점이다. 산, 공원, 바다, 호수 등과 인접한 아파트들은 우수한 조망권을 내세우며 최상층에 펜트하우스를 마련하고 있다.

여기에다 토목 기술 발달로 건축도 쉬워졌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현재 20층 아파트와 30층 아파트는 공사비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며 "고층 아파트의 단점으로 꼽히던 환기(換氣) 같은 문제도 평면 설계가 좋아지면서 대폭 개선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천루 아파트 증가에 대해 우려도 나온다. 김광석 리얼투데이 이사는 "고층 아파트일수록 공사 난이도가 올라가고 공사 기간이 길어지며 건축비도 많이 들어 비싼 분양가로 이어지기 쉽다"며 "화재와 재해 등 안전사고에 취약한 것도 단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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