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금요일] 아시아 허브 공항 '왕좌의 게임'

정원엽 입력 2015. 8. 28. 00:31 수정 2015. 8. 28.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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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선점한 인천이냐, 활주로 7개의 베이징이냐1990년대 동북아 공항 경쟁 이어2030년 29억 승객 겨냥 '2차 전쟁'인천, 2017년 제2 여객터미널 열어2035년까지 연 1억명 수용 계획도

인천공항(2001년) 개장을 앞둔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까지 동북아시아를 중심으로 아시아의 거점(허브) 공항을 둘러싼 제1차 공항 전쟁이 벌어졌다. 일본이 94년 오사카(大阪) 지역에 간사이(關西)국제공항을 개장했고 이어 98년 홍콩이 첵랍콕 국제공항을, 말레이시아가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세팡)을 열었다. 중국은 상하이 푸둥(浦東)공항(99년)을 개장해 경쟁에 불을 붙였다. 일본 도쿄 하네다(羽田)공항도 98년 국제선 터미널을 개장했다. 81년에 문을 연 싱가포르 창이공항은 제2 터미널(90년)에 이어 제3 터미널을 준비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20년이 흐른 지금 동남아 국가까지 참여한 제2차 허브 공항 전쟁이 치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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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브 공항은 승객과 화물이 모이고 분산되는 중심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이들 공항은 항공기 교통량과 화물량, 운항 편수, 연계 수요(환승 등) 등에서 다른 공항들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국제공항협의회(ACI)에 따르면 공항 이용객을 기준으로 중국 베이징 서우두공항이 1위를 달린다. 도쿄 하네다공항과 홍콩 국제공항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인천공항은 공항 이용객 기준으로는 세계 10위지만 연 9.6%의 급증세를 보이고 있으며 국제선 승객 순위로는 아시아에서 3위다. 국제선 승객 순위는 홍콩 국제공항이 1위,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이 2위다. 태국 방콕의 수완나품 국제공항은 인천에 이어 4위다. 화물 운송량을 기준으로 할 경우에는 인천이 홍콩과 상하이에 이어 3위이며 나리타공항이 4위다.

 지난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항공기 이용객은 11억 명(세계 31억 명)으로 2013년에 비해 5.9% 증가했다. 이 중 아시아 주요 11개 공항을 이용한 사람은 5억6600만 명. 이미 인천·베이징(중국)·자카르타(인도네시아)·방콕(태국)·마닐라(필리핀) 공항은 한계를 넘었다. 아시아 허브 공항 경쟁이 아니더라도 증설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진행 중인 공항 신·증설 프로젝트는 600개 이상으로, 투자액은 1300억 달러(약 155조2200억원) 수준이다. 이는 세계 전체 공항 투자액 4406억 달러(526조원)의 30%가량이다.

 소득 증가로 유커(遊客)가 급증한 중국뿐 아니라 한국·일본·싱가포르 등은 아시아의 허브 공항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 체제에 돌입했다. 여기에 동남아 국가들도 저가 항공 확대를 기반으로 주도권을 위협하고 있다. 인도와 호주도 공항 확충에 힘을 쏟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2030년대 중반까지 아시아 공항 이용객이 29억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아시아 허브 공항 자리를 둘러싼 ‘왕좌의 게임’이 당분간 치열하게 계속될 것이라는 의미다.

한국의 인천공항(2001년)은 2017년 제2 여객터미널 개항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인천공항은 연 이용객 수가 지난해 9.6% 증가해 4500만 명을 넘으며 포화상태다. 이에 정부는 4조9000억원을 투입해 3단계 확장사업을 추진 중이다. 핵심인 제2 여객터미널의 경우 연면적 38만4000㎡(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로 확장이 끝나면 인천공항은 활주로 3개를 갖추고 연 620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동북아 허브 공항으로 성장하게 된다. 인천공항공사는 수요에 따라 2035년까지 여객 처리 능력을 최대 1억 명까지 늘리는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은 정부 주도의 공항 건설이 한창이다. 베이징은 2014년 12월부터 840억 위안(15조5400억원)을 들여 제2 공항(가칭 베이징 다싱 국제공항)을 건설하고 있다. 106만㎡ 부지에 건설 중인 제2 공항은 2019년에 개통될 예정으로 7개의 활주로를 갖추고 있다. 완공하면 연인원 1억 명이 이용 가능하다. 현재 제1 공항인 베이징 서우두공항은 연 8200만 명 이상을 소화해 미국 애틀랜타 하츠필드 잭슨공항에 이어 세계 2위다.

 상하이 푸둥공항도 올해 제4활주로를 증설했다. 또 현재 두 개인 터미널을 네 개까지 확장하고 탑승 게이트를 1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 경우 8000만 명의 승객을 수용할 수 있게 된다. 푸둥공항은 인근 훙차오공항과 이중 허브체제를 구축해 광저우공항을 제치고 중국의 두 번째 공항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이다.

 그 밖에 동북 지역 진저우((錦州) 인공섬에 신공항을 건설하고 있으며 칭다오(靑島)에 연 6000만 명, 서부 지역 중심지인 청두(成都)에 연 4000만 명을 소화할 수 있는 신공항을 건설하고 있다. 홍콩의 첵랍콕공항은 제3 활주로 건설을 통해 2030년까지 현재 7700만 명인 여객 수요를 9700만 명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현재 202개인 공항을 2020년까지 260개로 확충하고 있다. 현재 아시아에서 신설할 예정인 178개 공항 중 중국에서 건설되는 공항만 54개다.

일본 하네다공항도 지난해 3월 국제선 청사를 1.5배 확대하고 탑승 카운터 등을 증설해 국제선 연간 운항 횟수를 50%가량 늘렸다. 국제선 이용객 수는 820만 명에서 1270만 명으로 증가했다. 하네다공항을 보완하기 위해 78년 만들어진 나리타국제공항도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나리타공항은 현재 2개 터미널에 420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다. 지난해 연간 국제선을 30만 회로 증가시키고 저가 항공사 전용터미널을 신설했다. 특히 북미 환승 노선 확장을 위해 나리타를 경유 공항으로 적극 개발하고 있다. 그 밖에 후쿠오카(福岡)공항은 활주로 확장을, 간사이 국제공항과 나고야(名古屋) 주부(中部)국제공항은 저가 항공 전용 터미널을 건설할 계획이다.

관광이 주 수입원인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도 공항 확장이 한창이다.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주요 국가의 공항 이용자 수는 연간 3억 명에 육박한다. 지난 10년간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 3개의 터미널을 갖춘 싱가포르 창이공항은 22억 달러를 투자해 제4 터미널을 신설하고 있다. 2017년 제4 터미널이 완공되면 연간 이용객 8200만 명까지 처리 가능하다. 창이공항은 제4 터미널 건설과 동시에 다섯 번째 터미널과 제3 활주로 건설계획도 발표했다. 완공 시 연 수용 능력은 1억3500만 명이다.

 태국의 경우 21억 달러(2조5000억원)를 들여 방콕 수완나품공항 확장 2단계 건설이 진행 중(세 번째 활주로 건설)이다. 인근 돈무앙공항도 제2 터미널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2016년까지 신방콕공항 확장이 마무리될 경우 연 수용 능력은 현 4500만 명에서 6000만 명까지 늘어난다.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공항은 지난해 5월 저가 항공사 전용터미널(KILA2) 공사를 완료하고 제3 활주로도 완공했다. KILA2의 수용 능력은 연간 4500만 명으로 저가항공 전용터미널로는 세계 최대 수준이다. 동남아가 저가 항공사의 메카라는 점을 겨냥한 맞춤형 확장이다.

 그 밖에 베트남도 하노이 인근 노이바이공항에 제2 청사터미널과 활주로를 신설키로 했다. 호찌민시 인근 동나이성 롱탄 지역에 50억 달러를 투자해 연 1억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신공항(호찌민 신공항)도 건설할 계획이다. 필리핀은 클라크 국제공항에 저가 항공사 전용터미널을 건설하는 동시에 맥주로 유명한 민간기업 산미구엘이 새로운 국제공항 건설계획을 제시했다. 인도네시아도 자카르타 외곽의 수카르노하타공항 확장을 위한 토지 매입을 진행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30개나 되는 새 공항 건설계획을 수립해 놓고 있다. 캄보디아도 시엠레아프공항을 확장하고 있다.

◆기타=전통적 아시아 지역 외에 호주의 브리즈번 국제공항도 360억 달러를 투자해 새 터미널을 개발 중에 있고 인도도 델리의 인디라간디공항에 네 번째 활주로를 건설하고 있다. 인도는 2020년까지 항공 이용객이 4억5000만 명까지 증가해 미국·중국에 이은 세계 3위 항공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도는 뭄바이 신공항 프로젝트를 포함해 39개의 신공항 건설을 준비 중이다.

  정원엽 기자 wannab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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