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비 불균형 .. 세계는 심화, 한국만 개선

김유진·최희진 기자 2015. 8. 27.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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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제 폐지·저출산.. 남아선호 관습 바꿔

구시대적인 남아선호 현상은 세계에서 오히려 늘고 있고, 이로 인해 남녀 성비도 갈수록 불균형이 커지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반면 한국은 한때 세계 최고치를 기록했던 성비 불균형을 성공적으로 개선한 모범 사례로 꼽혔다.

26일 미국 NPR 라디오는 텍사스A&M대 국제관계학과 밸러리 허드슨 교수의 연구를 인용해 0~4세 남녀 어린이 비율이 큰 차이를 보이는 나라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조사에서 출생 성비가 세계 평균치인 107.0(출생 여아 100명당 남아 수)보다 높은 나라는 21개국으로, 1995년 6개국에 비해 크게 늘었다.

주로 아시아와 동유럽, 아프리카에서 성비 불균형이 심해졌다. 유엔인구기금(UNFPA)의 2015 세계인구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이 119.1로 가장 심했다. 이어 아제르바이잔 115.0, 베트남 113.8, 수단·남수단 112, 조지아 111.5, 인도 111.1 순이었다. 20년 새 신생아 중 남아 숫자가 크게 늘어난 이유에 대해 허드슨 교수는 성 감별 기술이 널리 보급된 점을 들었다. 초음파 등을 이용한 성 감별 기술이 보급되면서 남아 선호가 강한 나라들에서 여아 낙태가 쉬워졌다는 것이다.

1995년 조사에서 성비 불균형 1위였던 한국은 성비 불균형을 줄인 성공 사례로 꼽혔다.

허드슨은 “한국은 비정상이던 성비가 정상 범위로 돌아온 유일한 나라”라며 “법과 제도를 개선하고 남아 선호 관습을 바꿨다”고 말했다.

한국의 출생 성비는 1980년 105.3에서 1990년 116.5까지 늘었다가 2000년대 들어 완만히 줄고 있다. 2013·2014년은 2000년 이후 최저인 105.3을 기록했다. 셋째아이 이후의 남아 비율도 1993년 206.6에서 정점을 찍은 뒤 서서히 감소해 지난해 106.7로 집계됐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이수연 여성권익안전연구실장은 “호주제가 없어져 아들이 아니어도 대를 이을 수 있게 되고 ‘자식이 부모 노후를 책임진다’는 통념이 희미해지면서 아들딸의 법적·실리적 차이가 예전보다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셋째, 넷째로 내려갈수록 불균형이 심했다는 점을 들며 “아이를 적게 낳는 저출산 현상도 성비 불균형 개선에 기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진·최희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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