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기업 사외이사 3명 중 1명은 '친박계 낙하산'
금융공기업 사외이사 중 3분의 1이 친정권 인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인 없는 금융사일수록 정치인 낙하산 비중이 높아 독립성과 전문성 있는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승희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원이 27일 95개 금융회사 사외이사 406명을 대상으로 한 ‘금융회사 사외이사 분석’ 보고서를 보면 7개 금융공기업의 사외이사 32명 가운데 친정권 정치경력을 가진 사외이사는 11명으로 전체의 34.38%에 달했다. 금융지주그룹(8.33%), 대기업계열 금융사(2.7%)와 비교해 정치 낙하산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조사대상 금융공기업은 대우증권, KDB생명보험, 우리은행, 우리카드, 중소기업은행, IBK투자증권, 서울보증보험 등이다.
11명 대부분이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 선거 지원 활동을 했거나, 새누리당 공천을 받았거나 공천을 신청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 최강식 사외이사의 경우 2012년 박근혜 후보 정책자문을 지냈고, 대우증권 변환철 사외이사는 2013년 청와대 법무비서관에 내정됐다 철회됐다. 이 연구원은 “정치 낙하산의 경우 정부로부터의 독립성뿐 아니라 사외이사로서의 전문성도 문제되는 경우가 있어 관피아보다 더 큰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며 “주인 없는 금융회사일수록 정치 낙하산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이밖에 정부 입김이 강한 하나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계열에도 각각 5명의 정치권 사외이사가 포진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지주그룹 사외이사 가운데 ‘연피아’로 불리는 금융연구원 출신 사외이사도 낙하산으로 분류될 수 있다. 95개 금융사의 사외이사 가운데 금융연구원 출신이 13명인데 9명이 금융지주사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원은 “금융연구원 출신의 경우 관료 출신 ‘모피아’와 달리 정부와 감독당국에 영향력이 크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금융회사가 자발적으로 영입했다기보다는 낙하산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분석대상 사외이사 406명 중 관료, 사법부, 금융연구원 출신이 124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모피아’가 32명으로 가장 많았고, 판·검사 출신이 28명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원은 “사외이사 후보 발굴 및 자격검증을 책임지는 사추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사외이사 자격기준을 보다 엄격히 해 사추위의 한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동훈 “정치 개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선거운동 첫날 돌발 이슈
- ‘테슬라 스펙’ 맞먹는 샤오미 첫 전기차···빅테크 성공·중국 패권 ‘두 토끼’ 잡을까
- 한소희, 혜리에 “뭐가 재밌었냐” 공개 저격→“성격 급했다” 빛삭
- 신라시대 철갑기병, 3800장 미늘 엮은 갑옷·투구로 중무장
- [김광호 칼럼] ‘한동훈 정치’의 네 장면
- [단독]‘유사모’ 뜨자···방통위 “주진형·송은이 등 유명인 사칭 광고 차단을” 긴급 공문
- 되살아난 윤석열 정권 심판 바람…전문가 예측 총선 판세도 뒤집혔다
- ‘윤 대통령 대파값 875원’ MBC 보도, ‘파란색 1’ 2탄 되나
- 이수정, 38억 강남 아파트 2채 “저축해 모아···대전 선산 있다고 대전 출마하나”
- “민주당이 못했던 것, 조국이 그냥 짖어불고 뒤집어부러라”···광주 르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