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로 수명 연장 가능성..동물실험서 확인"
국내 연구팀 논문…학술지 '줄기세포 중개의학'서 핫토픽 선정
전문가 "장기간 세포안전성 관찰해야 임상적용 가능" 지적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사람의 지방조직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쥐에 반복적으로 투여하자 수명이 30% 이상 증가했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제시됐다.
국제학술지 '줄기세포 중개의학'(Stem Cells Translational Medicine)은 27일 국내외 언론에 보낸 보도자료를 통해 충북대 수의대 김윤배 교수와 바이오스타 라정찬 박사팀이 수행한 이런 내용의 논문을 최신호에 게재하고, 핫토픽(Hot topic)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논문을 보면 연구팀은 태어난 지 10개월 된 실험용 흰쥐(Rat) 70마리를 ▲ 복부 추출 지방줄기세포 투여군(30마리) ▲ 태반 추출 양막줄기세포 투여군(20마리) ▲ 줄기세포 비투여군(20마리)으로 나눠 수명을 비교 관찰했다.
줄기세포는 1개월에 한차례씩 수명이 다하기 전까지 정맥혈관에 주사됐으며, 1회 투여량은 100만개였다. 10개월 된 흰쥐는 사람의 나이로 치면 40대 중반에 해당한다.
실험 결과 줄기세포를 투여하지 않은 흰쥐의 평균 수명은 23개월에 머물렀지만, 지방줄기세포를 투여한 흰쥐는 최장 34개월까지 살아남았다는 게 연구팀의 주장이다. 연구팀은 이를 근거로 지방줄기세포를 투여한 흰쥐의 수명이 대조군보다 평균 31.3% 연장된 것으로 분석했다.
양막줄기세포를 투여한 흰쥐는 지방줄기세포에 못 미치는 23.4%의 수명 연장 효과가 관찰됐다고 연구팀은 보고했다.
김윤배 교수는 "사람 지방줄기세포를 투여한 쥐들은 인지기능(학습 및 기억력)이 개선되고, 신체활동성이 향상됐으며, 뇌와 근육 내 혈관이 재생되면서 근육량이 증가해 젊은 쥐처럼 지구력이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혈관에 이식된 줄기세포가 노화로 손상받은 뇌 속으로 침투해 신경세포로 분화하면서 궁극적으로 수명연장 효과를 냈다는 분석결과를 제시했다. 줄기세포가 콜린성신경세포와 도파민 신경계를 활성화시킴으로써 인지기능은 물론이고 신체 활력이 개선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실험에서 이종간 세포 이식에 따른 부작용으로 면역거부반응도 관찰됐다.
김윤배 교수는 "이종간 줄기세포 이식 과정에서 나타나는 면역거부반응으로 줄기세포의 약효가 점점 떨어지고, 항체가 생기는 경우가 있었다"면서 "하지만, 이런 문제는 사람간 줄기세포 이식 시에는 해소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줄기세포학회 회원으로 활동 중인 한 대학교수는 이번 연구성과에 대해 "동물실험이긴 하지만 생명연장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향후 이 실험결과가 사람에게 적용되려면 세포의 오염이나 이상발생 유무 등의 세포안전성을 오랜 시간에 걸쳐 좀 더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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