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분할 매각' 떠보는 테스코

김기환 2015. 8. 27.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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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일괄매각 본입찰 앞두고 국내 대형유통사에 의사 타진1조 배당도.. 매각價 낮아질듯

대형마트인 홈플러스에 대한 매각작업을 진행 중인 영국 테스코가 국내 대형유통사를 중심으로 분할매각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홈플러스 지분 100%를 가진 테스코 입장에서는 매각 대금이 7조원에 달하는 홈플러스의 덩치를 감안할 때 일괄매각이 쉽지 않다는 현실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인수의지를 가진 대형유통사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 주는 의미도 있다.

자칫 홈플러스를 인수하는 대형유통사는 당장 독과점 논란에 휩싸일 개연성이 크다. 신규 출점이 사실상 막혀 있는 이마트, 롯데마트, 현대백화점, 농협 등 대형유통사로서는 분할매입이라는 카드는 군침이 돌 만한 뉴스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27일 “국내 유통업체 몇 곳이 테스코로부터 분할매입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안다”며 “홈플러스 업종과 점포별로 관심 있는 곳에 매입가 등을 물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소유주인 테스코사와 매각 주관사인 HSBC증권이 본입찰을 통해 최종 인수가격이 포함된 제안서를 받고 검토에 들어간 가운데 이와는 별도로 쪼개 파는 방안도 동시에 진행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르면 30일 홈플러스 본입찰 후 매각 방향에 대한 테스코의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본입찰에서 국민연금관리공단과 제휴한 MBK파트너스, 싱가포르투자청(GIC)과 제휴한 칼라일그룹, 미국 대형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손잡은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등 사모펀드 3곳이 겨루고 있다. 사모펀드 3곳이 최종 인수가격으로 얼마를 써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최고액수가 7조원대 초반이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본입찰 적격후보 선정 당시 6조7000억원이 커트라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의 다른 관계자는 “MBK파트너스가 가장 높은 희망가격을 써냈다는 얘기가 있다”면서 “테스코 측이 한 곳을 최종 인수자로 선정할 수도 있지만, 나머지 2곳과의 가격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면 다시 경쟁을 붙이는 경매 호가 입찰(프로그레시브 딜)과정을 택할 수 있으며 그와 동시에 분할매각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홈플러스는 모회사인 영국 테스코에 1조원대의 배당을 추진하고 있다. 홈플러스가 배당하게 되면 그만큼 매각대금이 낮아져 매각 성사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반대로 매각으로 발생하게 될 세금 액수는 줄어든다. 홈플러스 매각작업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테스코가 홈플러스로부터 배당금을 받아가는 대신 매각가격을 낮추는 방안을 각 인수 후보에 통보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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